브랜드 매각 아닌 공장 한 곳 매각 매력도 떨어진다는 지적 vs 국내 진출 노리는 해외기업 관심
   
▲ 하이트진로.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하이트진로가 맥주공장 한 곳의 매각 추진을 밝힌 가운데 어떤 공장이 누구에게 인수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대규모 맥주 사업을 전개할 만한 인수 주체가 한정적이라는 점과 국내 제조 맥주에 대한 매력이 크지 않다는 점이 불확실성의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수입맥주 성장세 등을 고려해 외국 기업들도 내심 국내 제조에 관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경남 창원에 본사를 두고 있는 무학이 하이트진로 마산공장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어 주목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29일 생산효율화를 위해 맥주공장 한 곳의 매각을 추진한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매각 대상 맥주공장은 강원, 전주, 마산 등이며 구체적인 매각 공장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시장매력도가 있는 곳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매각 시기는 내년 상반기까지이다.

하이트진로가 맥주공장 매각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시장경쟁 악화로 인한 맥주부문의 실적부진과 공장가동률 하락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 맥주부문의 실적은 2014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지속해오고 있다. 누적 적자규모도 1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맥주공장 가동률도 44%로 절반이하 수준이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브랜드 매각이 아닌 맥주공장 한 곳의 매각은 인수 후보자들에게 큰 매력을 줄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 수입맥주 시장이 지속 커지고 있는 반면 국내 제조 맥주에 대한 수요는 지속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매각의 불투명성을 높이고 있다. 

맥주공장 한 곳 매각 큰 매력 없어...국내 제조 맥주 수요 지속 감소

맥주공장에는 대규모 설비가 투자되기 때문에 인수 이후 다른 제품을 생산하기도 쉽지 않다. 롯데주류가 충주공장을 증설하는데 드는 비용만 6000억원에 달했다. 도시 외곽에 떨어진 공장 부지라 부동산 가치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맥주공장은 대규모 설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이 사업에 뛰어들 기업들은 한정적이라고 볼 수 있고 타 제품 생산이나 부동산 가치를 보고 맥주공장을 인수할 이유도 없을 것"이라며 "하이트진로가 어느 지역의 공장을 매각할지 알 수 없지만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맥주 제조를 하고 있는 오비맥주나 롯데주류도 하이트진로 맥주공장 인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해당 업체들은 현재도 공장 가동률이 100%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 거론되고 있는 기업이 신세계그룹이다. 신세계그룹은 제주소주를 인수해 주류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고 수제맥주 전문점 데블스도어를 통해 소규모 맥주 사업을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세계그룹 역시 제주소주의 안정화 및 국내 제조 맥주에 대한 세제상의 불이익 등으로 대규모 맥주 사업에는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경남 창원에 본사를 두고 있는 주류기업 무학은 하이트진로의 마산공장에 관심이 있다는 입장이다. 무학 관계자는 "맥주사업에 대한 관심보다 마산공장의 경우 지리적 측면에서나 공장 설비의 노후화가 덜 됐다는 점 등에서 인수를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무학' 하이트진로 마산공장에 관심...국내 진출 관심 둔 해외기업, 사모펀드도 후보군 

그 외에도 수입맥주 시장 성장세 등을 보고 국내에 제조 시설을 검토하고 있는 해외 기업들도 여럿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몇 년 전 국내 진출에 관심을 둔 해외 기업들이 하이트진로 맥주공장에 관심을 표명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들도 하이트진로 맥주공장의 유력한 인수 후보자들이다. 

이에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아직 매각 주관사도 선정하지 않아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곤란하다"면서도 "인수 주체를 국내로 한정시킬게 아닌 국외나 사모펀드 등 확대해서 볼 필요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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