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적자 3조 신음, 전투노조 파업 임금인상 고집땐 대규모 실직 우려
한국GM의 철수설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카허 카젬 사장은 23일 국회 국감에서 철수설을 일단 부인했다. 현 단계론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철수가능성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2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있는 듯하다. 철수가능성을 막아보려 하지만, 2대주주라는 한계로 인해 역부족을 절감하고 있다. 이동걸 산은회장도 철수설을 부각하는 것보다는 한국GN에 경영개선 압박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했다. ‘먹튀’를 막도록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와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은과 정부로선 다급한 상황이다. GM이 철수하면 부평과 군산 창원 보령공장이 쑥대밭이 된다. 직간접 고용인원 30만명이 대규모 실업사태를 맞게 된다. 직접고용하는 인원만 1만6000명에 이른다. 협력업체도 3000개나 된다. 자동차산업은 전후방연관산업 효과가 가장 크다. GM의 한국철수는 자동차산업의 생태계에 심각한 재앙을 초래한다.

철수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은 대규모 적자 때문이다. 올들어 판매부진과 통상임금 악재등으로 1조원의 적자가 우려된다. 지난 4년간 누적적자는 3조원이 넘어간다. 주력제품인 쉐보레가 유럽시장에서 철수하면서 국내생산물량이 급감했다. 인건비가 과도하게 올라가는 것도 적자를 누적시키는 주범이다. 완성차 수출은 지난해 42만대로 2013년의 63만대에 비해 20만대이상 줄었다. 내수시장 점유율도 8%대로 추락했다. 내수판매는 쌍용차에도 밀려 4위를 기록했다. 2002년 대우차를 인수한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 한국GM의 철수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누적적자가 3조원에 달하면서 철수및 매각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투노조가 이대로 파업및 고임금투쟁을 지속하면 정상화가능성은 더욱 암울해진다. 노조의 고통분담과 구조조정 동참노력이 시급하다. 카허 카젬 한국GM사장. /한국GM 제공
 
비상한 구조조정과 재무구조 개선, 특단의 판매회복 방안이 없으면 자칫 좀비기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

본사는 글로벌사업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CEO)는 돈이 되지 않는 사업과 모델은 무조건 정리하고 있다. 인도와 싱가포르 남아공의 판매도 접었다.

본사입장에선 판매감소에다 전투노조의 과격한 임금인상 주장과 파업에 넌더리를 낼 만하다.
한국GM노조는 대규모 적자속에서도 과도한 임금인상과 상여금의 통상임금산입등을 주장해왔다.기본급 15만4883원 인상, 통상임금(424만7221원)의 500% 성과급 지급과 각종 수당 현실화를 요구했다. 노사는 13차례나 교섭을 벌였지만, 노조의 강경입장으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백척간두에 몰려있는데, 노조는 여전히 부분파업과 철야농성을 벌였다. 기아차노조처럼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달라며 소송투쟁을 벌이고 있다. 회사가 패소하면 수년간의 미지급금 수천억원을 대손충당해야 한다. 누적적자를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노조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임금인상 투쟁을 접고,  회사와 손을 잡고 구조조정과 판매회복 등 회생방안을 찾는 것이다. 회사가 살아야 노조원들의 일자리도 유지되는 것 아닌가? 철수할 경우의 대란을 고민해봤는가?

글로벌기업들은 대상들이다. 인건비가 낮고, 법인세 등 각종 세금이 싼데다, 기업관련 규제가 적은 국가로 이동한다. 노조가 지금처럼 과도한 요구만 할 경우 철수와 매각은 불거질 수밖에 없다. 본사입장에선 골치아픈 한국에서 굳이 사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김대중정부가 외자유치라는 미명하에 GM에 헐값매각한 것도 두고두고 악재가 되고 있다. 한국GM은 본사입장에서 보면 글로벌전략에 따라 움직이는 생산공장에 불과하다. 김우중 전 대우차회장은 GM에 매각되면 하청기지로 전락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 불길한 예언은 이제 현실화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을 지속적으로 위기로 몰아넣는 리스크요인이 되고 있다.   

한국기업이 대주주라면 주력모델 개발과 생산, 판매에 힘쓸 것이다. GM본사 입장에선 한국GM은 장기판의 졸에 불과하다. 왕(본사)을 위해 언제든지 희생되는 졸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쌍용차노조도 이명박정부시절 평택공장을 점거하고 해방구를 만들었다. 생산이 전면중단돼 회사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전투노조의 막가파식 공장점령은 노사모두를 피해자로 만들었다. 노조는 인도의 마힌드라그룹을 새로운 대주주로 맞은 후에 민노총식 강성투쟁이 자신들의 일자리만 빼앗는다는 점을 절감했다.

쌍용차 노조원들은 정치노조 민노총에서 탈퇴했다. 새로운 노조를 설립해 회사살리기에 동참했다. 쌍용차는 신차종의 생산판매와 노사화합 등으로 경영이 정상화되고 있다.

한국GM노조는 쌍용차노조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 용궁까지 가봐야 깨닫는 어리석음을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

정부 산은 노조는 GM본사가 한국GM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노조가 지금처럼 전투적으로 회사를 압박하고, 정부와 산은등도 GM측에 별다른 인센티브를 주지 않으면 철수와 매각설은 지속될 것이다.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일자리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부는 통상임금 확대와 법인세 인상 등 기업경영에 부담만 주는 반기업적 규제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 자동차산업이 붕괴되지 않도록 대책마련을 해야 한다. /미디어펜 사설
   

 
[미디어펜=편집국]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