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가 격돌하는 이번 2017 한국시리즈를 '좌타 4번타자의 전쟁'이라고 불러도 될 듯하다.

KIA와 두산은 각각 토종 좌타 거포를 보유했다. KIA에는 최형우, 두산에는 김재환이 버티고 있다. 둘은 4번타자로 손색없는 활약을 펼치며 KIA와 두산을 정규시즌 1위, 2위로 이끌었다.

단기전으로 펼쳐지는 포스트시즌에서는 뜻밖의 선수가 깜짝 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되곤 한다. 이른바 '미친선수'다. 두산과 NC가 맞붙었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4개의 홈런을 폭발시키며 두산의 한국시리즈행을 확정시킨 오재일이 단적인 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같은 큰 무대에서는 역시 해줘야 할 선수들이 제몫을 해줘야 한다. 팀 중심타자가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는 팀 분위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시리즈 승부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최형우와 김재환의 방망이를 주목하게 되는 이유다.

   
▲ 사진=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


정규시즌 성적에서 둘은 막상막하다.

최형우는 타율 3할4푼2리(6위)에 26홈런(12위) 120타점(2위)을 기록했다. 출루율은 4할5푼으로 전체 1위에 올랐고, 장타율 5할7푼6리(7위) OPS는 1.026(4위)이었다.

김재환은 타율 3할4푼(7위)에 35홈런(3위) 115타점(3위)을 기록했다. 출루율(4할2푼9리)과 장타율(6할3리), OPS(1.032)는 모두 3위에 랭크됐다.

타율과 타점 출루율에서는 최형우가 조금씩 앞섰고, 김재환은 홈런을 9개 더 치며 장타력에서 우위를 나타냈다. 둘 모두 타격 각 부문에서 상위권 성적을 내며 팀 타선을 주도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분위기 면에서는 좋은 타격감을 이어온 김재환의 우세를 예상해볼 수 있다. 김재환은 플레이오프 4경기를 치르며 17타수 8안타로 4할7푼1리의 고타율을 기록했고 홈런도 3방이나 때려냈다. 4번타자다운 활약으로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큰 몫을 해냈다.

반면 최형우는 20일 가까운 실전 공백이 있었고 정규리그 막바지 타격 슬럼프에 빠져 실망감을 끼치기도 했다 정규시즌 최종 10경기 타율이 2할6리로 부진했고, 홈런도 8월 2개, 9월 1개로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정규시즌 종료 후 얼마나 타격감을 끌어올렸는지는 한국시리즈가 개막해 봐야 알 수 있다.

하지만 최형우는 삼성 시절 6차례나 한국시리즈에서 뛴 풍부한 경험을 자랑한다. 올 시즌을 앞두고 KIA는 100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해 FA 최형우를 영입했다. 꾸준한 타격실력과 함께 풍부한 경력을 지닌 최형우를 영입한 이유를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증명해야 하는 것이다. 

최형우와 김재환이 화끈한 방망이 대결을 벌일 2017 한국시리즈가 25일 막을 올린다. 우승팀 4번타자는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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