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유 부문 확대로 투자필요성↑
SK이노 '배터리' GS칼텍스 '카닥' 등
[미디어펜=최주영 기자]정유업계가 올 3분기 최대 실적이 전망되는 가운데 호황 속에서도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위축과 유가 불안세가 지속되면서 언제든지 정제마진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2일 실적을 발표하는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의 영업이익 합계액은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2분기(9780억원)의 2배가 넘는 규모로 역대 최대다. 

   
▲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정유업계는 이 같은 호실적을 전망하는 이유로 연초부터 고유가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8월 미국 허리케인 하비 영향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7월 평균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7달러 수준이었으나 하비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 8월말 10.6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연중 최고치다.

이에 따라 올 한해 정유 4사가 견조한 이익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증권업계는 향후 국제 유가의 변동성 축소로 석유개발(E&P) 부문의 안정이 예상되고, 환율과 정제마진 등이 영업이익에 긍정적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올 들어 대내외 환경이 요동치는 것은 기회인 동시에 우려로 작용할 수 있다. 유가 상승에 따른 제품가격 인상은 수요 감소를 유발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정제마진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어서다. 정유사들이 언제까지나 정유사업에만 의지할 수 없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기름장사를 하면서 돈을 잘 번다고 하지만 이는 오해에 불과"하다며 "글로벌 경기 위축과 유가 불안세,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고정비 등을 감안하면 실적이 좋다고 해도 안에서는 웃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업체들은 일찌감치 주력사업 이외에도 신사업 투자에 나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성장'과 '신사업 확대'에 초점을 맞춰 올해 총 3조원의 투자규모 계획을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특히 '배터리사업'과 '소재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8월 기존의 B&I사업(Battery & Information/Electronics 소재)'을 2개로 개편해 CEO 직속 사업부로 둔 점도 이를 뒷받침해 준다. 또 배터리연구소 확대 개편과 함께 핵심기술 개발부서 등을 신설하기도 했다.

향후 배터리사업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기술력을 확보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GS칼텍스는 주유소가 힘을 잃는 시대를 대비해 차량정비서비스 ‘카닥’과 친환경바이오사업 ‘바이오부탄올’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투자를 가속하고 있다. GS칼텍스의 성장동력 발굴 전담팀인 위디아팀도 지난해 8월 신설해 현재 사업에 주력 중이다. 

또 문재인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 기조에 맞춰 올 하반기까지 여수 제2공장에 바이오부탄올 시험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4년에 걸쳐 총 4조8000억원을 투자해 잔사유 고도화, 올레핀다운스트림(RUC & ODC)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잔사유를 휘발유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고, 폴리프로필렌(PP), 산화프로필렌(PO)을 생산해 부가가치가 높은 비정유부문을 현재 14%에서 19%로 확대하고 저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12%에서 4%로 줄일 방침이다.

   
▲ 충남 대산에 위치한 현대오일뱅크 고도화 시설에서 고품질 제품들이 생산되고 있다. 사진=현대오일뱅크 제공


이와 함께 올 하반기 석유화학협회 공동 소속사인 롯데케미칼과 한화토탈 등과 손잡고 충남 서산의 대산 석유화학단지에 10조원 가량(연구원 추산 기준)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석유화학과 윤활기유 등 비정유 사업을 확대해 나가는 한편, 다른 신사업에도 힘을 싣고 있다. 회사는 2020년까지 비정유 영업익 40%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현대코스모, 현대케미칼, 현대쉘베이스 등 국내외에서 합작사를 운영하며 비정유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오고 있다.

2012년 일본 코스모오일과 합작 설립한 현대코스모는 최근 제2공장을 가동했다. 이에 따라 석유화학 제품 생산량을 연산 142만톤으로 확대했다. 

또 석유화학 업체인 롯데케미칼과의 합작사인 현대케미칼 혼합 자일렌 공장도 본격 생산에 돌입했다. 현대오일터미널을 통해서는 업계 최초로 상업용 오일 터미널 사업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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