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일 정부의 재정운영과 관련해 각 부처의 안전 관련 예산과 업무에 대한 재검토를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2014년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안전에 대한 국가 틀을 바꾸는 데 예산을 우선순위로 배정하고 인력과 예산을 중점 지원하기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 1일 국가재정전략회의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뉴시스

이어 박 대통령은 “재난발생시 구체적인 처리기준과 절차, 재정지원 방법에 대한 세부 매뉴얼을 빠짐없이 갖춰야 한다”며 “반복훈련을 통해 담당자들이 이를 완벽하게 숙지해 재난 발생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또 “예산 배분의 우선순위도 사고수습과 복구보다 사전예방 중심으로 바꾸고 눈에 보이는 시설 등 하드웨어뿐 아니라 안전관리 시스템 고도화와 전문가 육성, 매뉴얼 작성, 교육훈련 등 소프트웨어에도 충분한 투자를 해야 한다”며 “새로운 시설을 구축하는 것과 동시에 기존시설을 안전하게 유지, 보수하는 데도 예산 배분이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우리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경기회복을 위해 노력했고 처음으로 공약가계부를 만들어 세출구조 조정과 세제개편 등을 추진해왔다”며 “그러나 여전히 할 일은 많다. 세출구조 조정, 정부보조금과 재정 사업의 누수와 중복 낭비 등을 더욱 다잡고 좀 더 유능한 정부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재정 건전성은 국민경제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다. 우리나라가 두 차례의 경제위기를 빠른 시일 내에 극복할 수 있었던 것도 튼튼한 재정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고령화에 따른 복지지출 급증, 북한의 급변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지금부터 재정 건전성 유지에 각별하게 힘써야 한다”고 지시했다.

아울러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를 30% 중반 수준에서 관리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구체적인 실천 수단으로 ‘페이고(Pay-Go) 원칙’의 법제화를 추진 중”이라며 “앞으로는 법안뿐 아니라 행정부 내부에서도 이 원칙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페이고 원칙은 ‘번 만큼 쓴다’는 뜻이다.

이날 박 대통령은 국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예산 집행 등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어렵고 엄중한 시기지만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국정운영 상황은 조금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만큼 이럴 때일수록 정부는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면서 해야 할 일은 제대로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또 세월호와 관련한 예비비 집행현황에 대해서는 “차질 없이 지원이 잘 되도록 독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는 세월호 참사 이후 보름 만에 박 대통령이 실무 차원에서 여는 첫 회의다. 박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5월에도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어 공약가계부 작성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