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우리종합금융이 지난 24일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해 주가 하락세가 야기됐다. 최근 추진하던 증권사 전환이 좌절되고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도 암초에 부딪히면서 증자가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와 은행권에 따르면, 1000억원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이래 우리종합금융의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우리종금 주가는 전일 대비 0.83% 하락한 596원을 기록 중이다. 유상증자 계획이 발표된 지난 24일의 낙폭은 훨씬 컸다. 주가는 하루 동안 5.68% 하락했으며 특히 기관 투자자들의 이탈이 눈에 띄었다. 

   
▲ 우리종합금융의 모회사 우리은행의 모습 /사진=우리은행


주가 하락세는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 발표 이후 가속화 됐다. 우리종금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지난 23일 장 종료 이후 공시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하며 신주배정기준일은 내달 8일, 구주주 청약은 12월 11~12일로 예정됐다. NH투자증권 주관 하에 우리종금은 액면가액 500원의 보통주 2억주를 발행한다. 상장 예정일은 내년 1월 4일이다.

내년 1월 보통주 2억주가 시장에 풀린다는 것은 기존 주주들의 주식이 희석되는 효과를 낳기 때문에 주식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각 주식 사이트 내 우리종금 주주들의 종목토론방에서도 이번 증자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일단 우리종금은 단기적인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장기적 시각에서 이번 증자가 회사와 주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종금 측 관계자는 “이번 증자로 인해 운용자산 규모가 확대되고 영업 활성화를 위한 운신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면서 “자본 확충 이후 회사 영업활동과 주가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증자는 우리종금이 추진하던 '증권사 전환'의 대안이라는 시각도 있다. 우리종금은 2007년에 제정된 자본시장법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발각되면서 증권사 전환에 차질을 빚은바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종금사는 장외파생상품 거래나 위탁매매주문 등은 할 수 없고, 금융투자업 관련 업무를 하려면 인가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종금이 인가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로 인해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은 ‘미션 임파서블’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단 증권사로 전환한 이후 금융지주그룹의 체계가 완성되면 인수·합병(M&A)을 통해 회사 크기를 키우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게 됐다. 결국 우리종금의 이번 유상증자는 전반적인 경영 불확실성에 선제대응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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