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셰어링 주고객 '2030세대' 확보예감
코나·아이오닉EV 등 품질 자신감 강조
[미디어펜=최주영 기자]현대차는 완성차 업계 중 ‘카셰어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업체다. 통상적으로 차량공유 사업은 자동차 제조사의 비즈니스 모델에 부합하기 보다는 상충하는 측면이 강하다. 차량 공유 서비스가 증가하는 만큼 차량 소유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줄어들면 신차 판매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하지만 현대차는 이를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차량공유를 통해 경험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구매를 유도하는 ‘역발상 전략’을 펴고 있는 것이다.

   
▲ 현대차가 차량공유 업체 그린카와 공동으로 코나 무료 시승 이벤트를 개최했다. 아래는 그린카의 카셰어링 서비스 이용자 연령대를 나타낸 그래프 /사진·자료=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오는 12월16일까지 차량 공유업체 그린카와 공동으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 무료 시승 이벤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차랑공유 사업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서 시간 단위로 같은 차량을 대여하는 무인·초단기 차량 대여 서비스다.

현대차는 또 지난 5일부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아이오닉 일렉트릭(EV) 100대를 투입해 차량공유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9월에는 차량공유 서비스 브랜드인 '딜카(딜리버리 카셰어링)'를 론칭했다. 딜카는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차량을 배달 받고, 반납할 수 있는 자동차 공유 서비스로 지난 2월 현대캐피탈과 함께 카셰어링 업무를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후부터 준비에 박차를 가해왔다. 현대차에 앞서 기아차도 지난 8월부터 카셰어링 서비스 '위블'을 시행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완성차 업계도 일찌감치 차량공유 사업에 뛰어들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크루브(Croove), 폴크스바겐은 모이아(MOIA), 아우디는 아우디앳홈(Audi at Home)이라는 이름으로 차량공유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기존의 카셰어링 서비스가 한 기업이 보유한 차량과 차고지만을 활용했다면 차량 인도 및 반납 장소를 고객이 원하는 곳으로 지정할 수 있는 혁신적인 ‘온디맨드(on-demand)형 서비스’로 탈바꿈하며 출범 초기부터 이용률이 꾸준하게 늘어나며 각광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차량공유 사업은 자동차 제조사의 비즈니스 모델과 상충하는 측면이 있다. 소비자들이 공유차를 이용하면 신차 구매에 대한 욕구는 자연스럽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차는 오히려 '역발상 전략'으로 승부수를 뒀다. 소비자들이 차량 공유서비스를 이용하는 동안 해당 차량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기인했다. 

현대차그룹이 차량 공유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확대해나가는 이유는 잠재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그 중에서도 2030세대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카셰어링 서비스 이용자 중 20대가 73%, 30대가 18.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세대 비중이 91.5%를 차지하는 것이다.

특히 대다수의 차량 예비 구매자는 20대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차량 구매를 앞두고 있는 잠재 고객 수요를 그린카를 통해 채울 수 있는 것이다.

   
▲ 기아차 차량공유 서비스 '위블' 론칭 /사진=현대차 제공


카셰어링의 경우 잠재적 구매자들이 미리 해당 브랜드를 경험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차량 성능이 잠재 구매자들의 기대에 못 미칠 경우 구매 고려 대상에서 제외해 버리는 일종의 '역효과'가 날수도 있다.

현대차는 이같은 우려에 대해 가성비나 품질 측면에서 현대차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현대차는 주요 차종들을 통해 잠재적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사전 테스트를 치르고 있다. 

최근 현대차가 친환경차 중심에서 인기 차종으로 차량 공유 사업을 확장하는 이유도 가성비 등 상품성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또 지난해 9월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와 광주 지역을 대상으로 수소전기차 카셰어링 시범사업 실시에 대한 업무 협약을 맺고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보육 벤처기업인 ‘제이카’ 출범후 올 초부터 수소전기차 15대, 일반 전기차 15대 등 총 30대 운행을 시작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던 국내 차량공유 시장이 올해 18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완성차 업체의 성장률은 저조하다. 이처럼 대내외 환경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현대차가 차량공유 사업을 통해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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