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중장기적 대응책 마련 필요
모방 그치지 말고 한단계 도약해야
[미디어펜=조우현·나광호·이해정 기자]4차 산업혁명 기술이 발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창의성'과 '제도 개선'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미디어펜은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4차 산업혁명, 한국경제의 길을 묻다: 신산업과 일자리 창출을 중심으로' 주제로 '창간 6주년 2017미래비전 포럼'을 26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2부 행사에는 이민화 카이스트 명예교수,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장윤종 산업연구원 4차산업혁명연구부장, 이장균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사회자로 참석한 오정근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기술'은 있는데 '제도'나 '여건'이 갖춰있지 않다"며 "반도체, 모바일, 초고속통신망 등 훌륭한 시스템이 있지만 '규제'가 창의적인 인재 양성을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도 여건이 기술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사진은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사진=미디어펜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4차 혁명 여러 분야 기술 융합의 지표는 '창의성', 창출한 특허가 얼마나 다양하냐에 있다"면서 "이에 대한 통계를 살펴보면 한국이 최하"라고 토로했다. 또 "특허 건수는 미국·일본 다음이고 독일보다 많은데 독일은 창의성 면에서 한국 압도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렇게 가다보면 결국 우리는 쫓아가는 것에 그칠 수 있다"며 "그간 연구해서 발전시켜온 것들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신재생에너지, 신소재 분야를 지원하는 전략도 도움이 된다"고 제안 했다.

   
▲ 사진은 이근 서울대 교수./사진=미디어펜

이장균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은 먼 미래가 아닌 지금 당면한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우리나라 제조업체는 단연 최고지만 이 같은 현실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중장기적 대안은 물론 현실적인 측면에서의 대책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인터넷 강국'이라는 말을 들으며 무선통신망 등 남들보다 앞서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적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 이후에는 이렇다 할 '혁신'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정부에선 4차 산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속도전'을 펼쳐주고, 민간기업도 다양한 서비스 기반을 제공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갖춰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 사진은 이장균 현대경제연 수석 연구위원./사진=미디어펜

장윤종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한국은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이냐'에 대한 명확한 답이 없다"며 "국가 정책 전반을 4차 산업혁명 활용과 연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서야 국력이 강해진다"며 "대한민국 기업이 지금껏 잘 버텨줬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 연구위원은 "우리 기업이 뒤쳐지면 인적 자원이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라며 "다른 선진국들, 그리고 주변 국가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가 4차 산업혁명을 하느냐 마느냐는 중국이 우리에게 주는 위기감에 달린 것 같다"며 "4차 혁명이 우리에게 무엇인지 되물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 사진은 장윤종 산업연구원 부장./사진=미디어펜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는 4차산업혁명 경쟁성 확보의 걸림돌에 대해 "기술혁명이 아니고 규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4차산업혁명은 개별기업이 해체되면서 총체적 플랫폼 기반의 연결구조로 재편되는 과정이라고 산업측이 얘기하는데 이를 실행하는데 걸림돌은 규제 문제"라며 "근본적 규제를 어디서부터 손댈지 몰라 대한민국 역량이 부족하다. 한국 규제개혁 로드맵은 벤치마킹사례가 전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사진은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사진=미디어펜

그는 4차 산업혁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실패를 지원하고 혁신 본질을 이야기해야 한다"며 
"선진국은 사전에 규제를 한 뒤 사후에 확인하고 정직한 실패를 하는데 대한민국은 정부가 나서서 해결할 생각을 안하고 공무원을 늘린다. 국가 성장이 어디서 이뤄지는지 혁신과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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