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양현종(KIA)과 장원준(두산)이 제대로 맞붙었다. 최고의 무대 한국시리즈에서 대표적인 토종 좌완인 두 투수가 명품 투수전을 펼쳤다.

2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2017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 양현종과 장원준이 선발로 격돌했다.

둘의 투구 성적은 모두 나무랄 데 없었다. 양현종은 9이닝을 홀로 책임지며 4피안타 2볼넷에 삼진을 무려 11개나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완전히 잠재웠다. KIA는 1-0으로 승리를 거뒀고, 양현종은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완봉승의 감격을 누렸다. 투구수는 122개.

장원준은 비록 승패 없이 물러났지만 제 몫은 다했다. 7이닝 동안 117개의 공을 던지며 4안타 5볼넷을 내주면서도 실점 없이 버텼다. 탈삼진은 4개밖에 없었지만 컨트롤을 앞세워 맞혀잡는 피칭이 빛났다.

   
▲ 불꽃 튀는 투수전을 펼친 KIA 양현종과 두산 장원준. /사진=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


양현종은 1회초 첫 타자 민병헌을 볼넷 출루시키며 오랜 실전 공백의 티를 내는가 했다. 하지만 이후 세 타자를 가볍게 요리하며 첫 이닝을 마쳤다. 2회부터 4회까지는 퍼펙트 피칭이었다. 1회 2번타자 오재원부터 4회 4번타자 김재환까지 12타자 연속 범타 처리를 할 정도로 구위가 빼어났고 혼신의 힘을 다해 던졌다.

양현종은 5회초 선두타자 오재일에게 첫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세 타자를 연속 3루 땅볼과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하며 2루 진루도 용납하지 않았다.

6회초 1사 후 민병헌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아 첫 장타를 허용하고 오재원의 삼진 다음에는 박건우를 볼넷 출루시켜 1, 2루로 몰렸다. 그러나 김재환을 루킹 삼진으로 솎아내며 포효했다.

7회초, 양현종은 선두타자 오재일에게 안타를 맞고 보내기번트로 1사 2루 위기를 맞았다. 그래도 흔들림은 없었다. 에반스를 삼진, 허경민을 1루 땅볼로 잡아냈다.

8회초를 가볍게 삼자범퇴로 마무리지은 양현종은 8회말 KIA가 1점을 뽑아 리드를 잡자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1사 후 김재환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아랑곳 않고 오재일을 중견수 뜬공, 양의지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혼자서 경기를 끝내버렸다.

장원준은 팀 패배로 다소 빛이 바래긴 했지만 역시 무실점 역투를 했다.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안타 4개와 볼넷 5개, 그리고 수비실책도 한 차례 나오면서 적잖은 주자를 내보냈다. 하지만 위기를 맞는가 하면 병살타 유도나 삼진으로 스스로 불을 꺼나갔다.

1회말 톱타자 이명기를 유격수 김재호의 실책으로 내보냈지만 곧바로 김주찬을 유격수 병살타로 잡아냈다. 3회말 1사 후 이명기에게 기습번트 안타를 내줬지만 이번에도 김주찬을 유격수 병살타 유도해 이닝을 끝냈다. 

4회말 선두타자 버나디나에게 안타를 맞은 다음에는 바로 견제구로 아웃시켰다. 5, 6회는 볼넷과 안타 하나씩만 내주고 넘겼다.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장원준은 투구수가 100개를 훌쩍 넘기며 조금 지쳤는지 볼넷 두 개를 내줬다. 그래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2사 1, 2루에서 이명기를 2루땅볼 처리하며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고 물러났다. 0-0 상황에서 물러난 장원준은 승패를 기록하지 않았고, 8회말 불펜진이 1실점해 팀이 패한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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