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인 다이빙벨 철수, "분란 일으켜 죄송" '사과' vs 유가족 "장난친거냐" 격분

세월호 사고 해역에 다이빙벨을 투입한 지 3일 만에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가 실패를 선언하고 자진철수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다이빙벨의 성과에 기대를 모았던 유가족들은 "실종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장난을 쳤다"고 격분했다.

이종인 대표는 1일 "다이빙벨이 수심 23m에서 설치돼 잠수사 2명이 각각 25분과 20분 가량 수색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고 밝힌 뒤 다이빙벨을 실은 바지선을 세월호 사고 현장에서 철수시켰다.

   
▲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가 1일 다이빙벨 실패를 선언하고 철수해 유가족들이 "장난친거냐"며 격분했다./사진=뉴스y 방송 캡처


당초 이종인 대표는 다이빙벨로 20시간 연속 작업이 가능하며, 조류에 상관 없이 구조·수색이 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때문에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해경 측에 투입을 강력히 요청하는 등 실낱 같은 희망의 상징으로까지 부각되어 왔기에 다이빙벨 철수에 따른 실망과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종인 대표는 다이빙벨 철수에 대해 "우리가 나타나서 공을 세웠을 때 기존 수색 세력들 사기가 저하된다는 생각에 철수를 결심했다"며 "실종자 수색작업은 지금 계속 하시는 분들이 조금 더 사람을 늘린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이빙벨은 정식 투입이 결정된 이후 설치가 지연되거나 산소 공급등의 문제로 정작 구조·수색 작업에 이렇다할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철수의 이유를 당국과의 실적 싸움으로 밝힌 것에 대해 비난이 일자 이종인 대포는 "그래도 철수 이유가 그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가 한 행동이 구조·수색 작업에 혼선을 빚었다고 한다면 혼선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종인 대표는 유가족들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 나름대로 내 것을 다 포기하고 했지만 기대를 저버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수차례 갈등을 빚었던 구조당국에 대해서도 "마무리 작업 잘 해주시고 그동안 분란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이종인 대표의 다이빙벨 철수에 강한 실망감을 넘어 분노를 표시했다.

다이빙벨 구조 수색 작업에 투입된 바지선에 함께 탔다가 1일 오후 230분께 팽목항 행정선착장에 하선한 실종자 가족들은 곧바로 취재진을 만나 이종인 대표와 관련,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온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학부모는 수차례 "(이종인 대표의 다이빙벨은)성공한 게 아닙니다"라는 말을 반복하다 "자식들은 배 안에 있는데 장난친 거 생각하면 부모로서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착잡함을 감추지 않았다.
 
또 학부모는 "다이빙벨이 만능이라고 한 사람들이 대체 누구냐"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다이빙벨을 실은 바지선을 선착장에 정박한 다음 하선하기까지 20여분간 이종인 대표와 무슨 얘기를 나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지난 48시간 동안의 작업 동기를 들었다""제가 봤을 때는 하긴 했는데 성의가 없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편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이번 주 안에 1차 수색을 마무리하고 다음 주말까지 문이 열리지 않는 미개방 격실과 승객이 다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일부 공용구역을 수색할 방침"이라며 "열리지 않는 객실 문을 열기 위해 유압 장비 등 해군과 소방기관 등의 장비를 동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