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IA 타이거즈의 신예 투수 임기영이 포스트시즌 첫 등판을 너무나 인상적인 피칭으로 장식했다.

임기영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올해 혜성처럼 나타나 KIA 마운드의 선발 한 축을 맡았던 임기영이지만 포스트시즌 경기는 이날 등판이 첫 경험이었다.

정규시즌 우승팀 KIA는 이번 한국시리즈를 맞으면서 가장 큰 고민이 바로 제4 선발 자리였다. 헥터-양현종-팻딘이 나서는 1~3차전 선발은 전혀 걱정이 없는데 마지막 4선발로 누구를 내보낼 것인지가 문제였다. 

   
▲ 사진=KIA 타이거즈


임기영은 올 시즌 8승 6패(평균자책점 3.65)로 처음 선발 로테이션에 든 것치고는 좋은 성적을 냈다. 당연히 4선발로 나서도 이상할 것이 없지만 포스트시즌 경험이 전혀 없는데다 시즌 막바지 페이스가 많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김기태 감독은 그래도 임기영을 믿고 이날 4차전 선발을 맡겼다. 그런데 결과는 '대박'이었다.

임기영은 5⅔이닝을 던져 만족할 만한 이닝 소화력을 보여줬을 뿐 아니라 한 점도 내주지 않고 두산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6회말 2사 2루에서 교체될 때까지 산발 6안타에 볼넷 없이 삼진 6개를 잡아내는 무실점 역투를 했다.

2-0으로 앞선 가운데 물러난 임기영은 KIA가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이기면 승리투수가 된다. 포스트시즌 첫 등판을 한국시리즈 선발승으로 장식한다면 영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임기영은 자신감 넘치는 피칭으로 두산 강타선과 정면 승부를 벌여 나갔다. 3회까지는 매 이닝 안타를 맞았지만 흔들림없이 다음 타자들과 승부에 집중하며 집중타를 맞지 않았다. 4회말은 삼자 범퇴로 간단히 끝냈고, 5회도 1안타로 넘겼다.  6회말 2사 후 오재일에게 안타를 맞고 수비 실책이 겹치며 2사 주자 2루 상황이 되자 제몫을 다한 임기영은 심동섭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물러났다.

KIA는 이날 경기 승패와 상관없이 임기영이 완성형 선발투수로 성장했다는 것을 확인하는 값진 소득을 올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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