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두산 베어스. 두산이 최근 리그 최강팀의 지위를 누리고 있는 원동력은 막강 선발 투수진 덕분이다. 이른바 '판타스틱4'다.

두산은 KIA 타이거즈와 맞붙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판타스틱4'를 앞세워 선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4차전까지 치른 현재 KIA가 3승1패로 앞서 있다. KIA는 1승만 거두면 우승이고, 두산은 시리즈 남은 3경기를 다 이겨야 하는 벼랑 끝으로 몰렸다.

KIA의 우세는 선발진이 두산보다 강한 것이 주요한 원동력이었다. 두산 '판타스틱4'를 능가하는 KIA 선발진에게 팬들이 붙여준 별명, 바로 '조아부러4'다.

KIA는 1~4차전 선발로 헥터-양현종-팻딘-임기영을 내세워 두산의 니퍼트-장원준-보우덴-유희관과 정면 대결을 벌였다. 그 결과 헥터만 다소 부진해 패전투수가 되며 1차전을 내줬을 뿐 2~4차전은 선발의 힘으로 내리 승리를 따냈다.

   
▲ KIA의 막강 선발진 헥터-양현종-팻딘-임기영. /사진=KIA 타이거즈


1차전에서는 헥터가 니퍼트에게 밀리며 첫판을 내줘 KIA 팬들의 우려를 샀다. 니퍼트가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3실점으로 기본적인 선발 몫은 해낸 반면 헥터는 6이닝 6피안타(2피홈런) 5실점(4자책)으로 실점이 많았다. KIA는 1차전을 3-5로 패했다.

하지만 2차전 선발을 맡은 양현종이 눈부신 완봉승을 따내며 KIA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양현종은 9이닝을 홀로 책임지며 투혼의 122구로 4피안타 2볼넷 11탈삼진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KIA 타선도 7이닝 무실점 호투한 두산 장원준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지만 8회말 상대 수비 불안을 틈타 결승점을 뽑아내 양현종의 1-0 완봉승을 완성시켰다.

3차전은 1차전에 이어 다시 외국인투수 맞대결이 벌어져 팻딘-보우덴이 격돌했다. 결과는 팻딘의 완승이었다. 팻딘은 7이닝을 6피안타(1피홈런) 3실점으로 막고 KIA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보우덴은 4회까지밖에 견디지 못하고 5피안타 4실점 조기강판해 패전투수가 됐다.

KIA의 '조아부러4'는 4차전으로 확실하게 완성형으로 인정을 받았다. 한국시리즈 무대에 처음 오른 임기영이 풍부한 경력의 유희관과 맞붙어 뜻밖의 역투를 펼치며 승리를 따낸 것. 임기영은 예리한 변화구를 앞세워 공격적인 투구를 하며 5⅔이닝 6피안타 무실점 피칭으로 KIA의 5-1 승리를 견인했다. 유희관도 6⅓이닝 7피안타 3실점(2자책)으로 제 몫은 했지만 임기영의 깜짝 호투에 밀렸다.

이번 한국시리즈 4차전까지 KIA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2.28. 두산의 3.47도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KIA '조아부러4'가 워낙 빼어난 피칭을 하면서 압도를 했다. 1차전에서 헥터가 기대에 못미쳤던 것이 아쉽지만 헥터도 수비 실책과 방심에 의한 홈런 두 방으로 실점이 많았을 뿐 구위가 나쁜 것은 아니었다.

'조아부러4'가 KIA에 8년만이자 통산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기며 선발 어벤저스가 될까. 두산의 '판타스틱4'가 분발하면서 3년 연속 우승의 선봉에 다시 설까.

30일 5차전은 1차전과 마찬가지로 헥터와 니퍼트가 재대결한다. 헥터가 1차전 설욕에 성공하며 이 경기 승리를 이끌어낸다면 KIA는 우승 축포를 터뜨린다. 니퍼트가 역대 최고 외국인투수 명성을 재확인시키며 다시 한 번 승리를 안긴다면 두산은 반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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