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LA 다저스가 연장 접전 끝에 휴스턴 애스트로스에게 졌다. 류현진이 이번 월드시리즈 엔트리에 있었다면?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미닛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다저스는 연장 10회말 휴스턴에 끝내기 안타를 내주며 12-13으로 분패했다. 

다저스는 2승 3패로 뒤지며 벼랑 끝으로 몰렸고, 휴스턴은 이제 1승만 더하면 팀 창단 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게 된다. 두 팀은 장소를 다시 다저스의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으로 옮겨 11월 1일, 2일 6~7차전을 벌인다.

   
▲ 사진=LA 다저스 인스타그램


이날 경기는 난타전이었다. 두 팀은 나란히 14개씩의 안타를 때리며 점수를 주거니 받거니 했다. 

양 팀 선발투수는 나란히 부진한 피칭 내용을 보이며 조기 강판했다. 다저스는 특급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4⅔이닝 6실점으로 무너진 것이 뼈아팠고, 휴스턴도 댈러스 카이클이 3⅔이닝 4실점(3자책)하고 일찍 물러나 힘겨운 불펜 싸움을 벌여야 했다.

두 팀 다 승부를 진작에 결정지을 수 있었다. 다저스는 초반 4-0으로 앞서가며 기선제압을 했지만 휴스턴에게 맹추격을 당했다. 4회말 휴스턴이 구리엘의 3점포 등으로 4점을 몰아내 4-4 동점으로 따라붙었지만, 다저스가 5회초 벨린저의 점포로 응수하며 다시 7-4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다저스는 불펜 난조로 줄줄이 실점하며 9-12로 역전을 당했다. 

휴스턴이 9회초 수비만 넘기면 그대로 경기를 끝낼 수 있었지만 다저스의 저항도 만만찮았다. 9회초 푸이그의 투런포 등으로 3점을 뽑아내 12-12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가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9회말부터 등판해 있던 켄리 잰슨이 10회말 2사 후 연속 사사구를 내준 다음 브레그먼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허탈하게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다저스가 이날 패배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국내 야구팬들은 류현진이 생각날 수밖에 없다. 류현진은 올 시즌 어깨 부상을 딛고 부활했지만 포스트시즌 4명의 선발진 경쟁에서 밀려나며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좌완인 류현진은 선발로 못 뛰더라도 불펜에서 활용할 수도 있었지만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선발로만 주로 뛰며 불펜 경험이 거의 없는 류현진을 엔트리에 넣지 않았다.

이날 5차전에서 다저스는 믿었던 선발 커쇼가 4회말 구리엘에게 3점홈런을 맞는 등 대거 4실점했고, 7-4로 앞서던 5회말에도 2사 후 연속 볼넷으로 1, 2루로 몰리자 투수교체 카드를 뽑았다. 마에다 겐타가 커쇼에 이어 구원 등판했다. 그런데 마에다가 곧바로 알튜베에게 동점 3점포를 허용하고 말았다.

마에다는 류현진과 정규시즌 선발 경쟁을 했던 투수다. 마에다 역시 포스트시즌 선발 로테이션에는 들지 못했지만 불펜투수로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렇지만 이날 경기 승부처 구원 등판에서 제 몫을 못하고 경기 중반 흐름을 휴스턴에게 넘겨줬다. 

다저스는 커쇼 강판 후 마에다부터 패전투수가 된 마무리 잰슨까지 6명의 불펜투수를 투입했는데 긴 이닝을 소화하며 경기 후반을 책임져줄 선수가 마땅찮았다. 

다저스는 지난 3차전 3-5 패배 때도 선발 다르빗슈 유가 1⅔이닝 4실점하고 조기 강판해 5명의 불펜투수가 나머지 6.1이닝을 막아야 했고, 연장 11회까지 가서 6-7로 패한 2차전에서는 무려 8명의 불펜투수를 쏟아부었다. 다저스 불펜진에 과부하가 걸릴수록 류현진의 부재가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