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다음달 10일부터 11일까지 베트남 다낭에서 진행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청와대가 31일 밝혔다. 

이날 한국과 중국 양 정부는 한중관계 개선을 위해 모든 분야의 교류협력을 정상적으로 회복시킬 것을 골자로 하는 ‘한중관계 개선 관련 양국간 협의 결과’를 발표했다.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한중 양국은 다음주 베트남 APEC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구가주석 간 한중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번 양국 정상회담의 개최 합의는 방금 발표된 양국간 협의 결과에 언급돼 있는 모든 분야의 교류 협력을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조속히 회복시켜 나가기로 한 합의 이행의 첫단계 조치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 2차장은 이어 “아울러 한중 양국은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되는 아세안(ASEAN)+3 정상회의 기간 중 문재인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와의 회담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APEC 계기 한중 정상회담은 한국과 중국이 이날 동시에 발표한 교류협력 정상화 협의 결과에 따른 것으로 한중 양국은 관련 협의 발표문을 같은 시각 각각 한국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협의문에는 양국간 교류협력 정상화를 조속히 추진한다는 내용도 있지만 그간 오랜 갈등의 불씨였던 사드 문제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바뀌지 않은 양국 입장을 반영하고 있다. ‘한에 배치된 사드 체계는 그 본래 목적에 따라 제3국을 겨냥하지 않는 것으로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해치지 않는다’와 ‘중국 측은 사드 관련 문제에 대해 소통해나가기로 합의했고, MD 구축, 사드 추가배치, 한미일 군사협력 등과 관련해 우려를 천명했다’이다.

따라서 한중 양국이 사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APEC 계기로 양자 정상회담도 개최하기로 했으나 앞으로 두 정상간 논의할 의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중국 측의 오랜 사드 보복으로 인해 막혔던 경제 분야에서의 협력과 북핵 문제 해결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은 지난 7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로 가진 뒤 약 4개월만에 이뤄지게 됐다. 특히 사드 문제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시점에서 두 정상이 논의할 의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제협력, 북핵문제 등이 테이블에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중간 이번 협의문 발표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우리측에서 역점을 둔 사항은 첫째, 협상 결과가 공개되어야 하고 그 내용을 본 국민으로 하여금 우리 정부가 당당하다고 느낄 수 있어야 하며 둘째, 사드 문제와 관련해 한미동맹에 있어서 불필요한 오해나 마찰 이 생겨서는 안된다는 것과 셋째, 협의문을 볼 때 양국 국민이 양국간 경제적으로 모든 교류활동이 정상적으로 가겠구나 느낄 수 있게 협상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앞으로 한중간 교류협력 강화를 위한 중국측의 조치와 관련해서는 당초 중국 정부는 (‘사드 보복’과 관련해서는) 정부 차원이 아니라 중국 국민들이 사드배치에 불만을 갖고 반발한 것이라는 입장”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중국은 ‘무쇠솥’처럼 천천히 효과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7월6일 오전(현지시간) 베를린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또한 이 관계자는 이날 APEC 계기 한중 정상회담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중국 정부로서는 양자회담 발표를 1주일 전에 하는 것이 관례였는데 이번 협의문 발표와 동시에 하게 됐다”며 “중국 정부가 앞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해나갈지 말하지는 않았으나 이후 눈에 띄는 따뜻한 분위기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적극적 조치 해나갈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이번 한중간 협의문 도출 과정에서 미국 정부와 긴밀히 소통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백악관은 이번 한중 관계 개선 협의 결과에 대해 “좋은 결과를 도출했다. 한반도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 밝혔다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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