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이어 3분기도…대형 M&A 등 혁신 드라이브 외형적 성장·실적 견인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사진제공=각 지주

[미디어펜=백지현 기자]KB금융지주가 올 3분기에도 신한금융지주를 추월해 국내 ‘리딩금융’ 자리를 지켰다.

올해 연임에 성공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혁신 드라이브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반면 취임 초기부터 실적 압박을 받아온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본격적인 경영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과 ‘리딩금융’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여왔던 KB금융이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신한금융을 제치고 1위 수성에 성공했다.

신한금융은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도 KB금융에 1위를 내줬다. 4분기 실적까지 KB금융에 밀리면 8년간 차지했던 선두자리도 내줘야 한다.

신한금융은 올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늘어난 2조706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1년 3분기까지 달성한 2조6000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넘어선 사상 최대 실적이다. 3분기 순익은 817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5.4% 늘었다.

역대 최대 실적에도 신한금융은 KB금융에 500억원 차이로 아쉽게 추격당했다. KB금융의 올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757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63.2% 증가한 규모다.

윤 회장의 대형 인수합병(M&A) 성공 등 외형적 성장이 한몫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앞서기 시작한 것을 지난 4월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이 자회사로 편입된 올 2분기부터다. KB증권의 수수료 이익과 KB손보의 보험이익이 실적견인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2015년 11월 취임해 KB사태로 분열됐던 조직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리딩뱅크’ 탈환을 제시했던 윤 회장의 목표가 2년 만에 성과를 낸 셈이다. 이에 따라 제2기 체제에 들어선 윤종규호(號)의 혁신 드라이브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반면 KB금융에 리딩금융 자리를 내준 조 회장은 상대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KB금융이 비은행 수익확보에 눈을 돌리는 사이 신한금융은 핵심기반인 은행과 카드에만 주력했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의 은행과 카드 비중이 전체 순익에서 92%를 차지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두 그룹의 '리딩금융' 자리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신한금융의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그룹의 핵심기반인 은행과 카드 외 비은행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