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스피가 2500선을 돌파하며 새 시대를 열었지만 코스닥은 여전히 취약한 모습이다.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 주가는 모건스탠리 보고서의 “비중축소” 한 마디에 곤두박질 쳤다. 코스피가 2500선을 넘어선 ‘잔칫날’에 코스닥 지수는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계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셀트리온 그룹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연달아 내고 있다. 지난 18일 기업분석 보고서에서 셀트리온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축소’로 제시한 것은 물론 목표주가 8만원을 제시했다. 이는 현재 주가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 사진=연합뉴스


뒤이어 지난 24일과 25일에도 부정적 메시지를 내놨다. 그러자 코스닥에 상장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3사의 주가는 급락 추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30일 코스닥시장에서 셀트리온은 전 거래일보다 3.94% 내린 16만 8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7.89%, 셀트리온제약은 6.25% 떨어졌다.

코스닥 시장에서 셀트리온그룹이 차지하는 위상은 자못 크다. 비록 코스피로 이전 상장될 예정이긴 하지만 셀트리온은 꽤 오랫동안 코스닥 ‘대장주’로서의 자존심을 지켜왔다. 그럼에도 모건스탠리의 ‘한 마디’에 주가가 속절없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날 들어 주가는 반등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다. 오후 2시 현재 셀트리온 주가는 전일 대비 2.62% 상승하고 있으며 셀트리온헬스케어는 3.93%, 셀트리온제약은 7.50% 상승 중이다. 셀트리온제약을 제외하면 완벽한 회복은 아닌 셈이다.

3종목의 급락세는 코스닥의 ‘한계’를 잘 보여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상징적이게도 이들 3종목이 급락한 지난 30일 코스피 지수는 종가 기준으로도 2500선을 넘어서는 ‘새 역사’를 썼다. 그럼에도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0.04% 하락한 689.68로 장을 닫았을 뿐이었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대조적인 모습은 현재 국내 증시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즉, 삼성전자를 비롯한 IT주로 인해 연일 신기록 행진을 거듭하고 있긴 하지만 실상을 알고 보면 전반적인 상승세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피가 신기록을 세운 그날(30일)에도 업종별로는 하락업종이 더 많았다”면서 “반도체 특수를 제외하고 보면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이 성장했다고 보기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최근의 국내 증시 신기록 행진은 ‘그들만의 잔치’인 부분이 없지 않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은 최근 코스닥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코스닥 투자자와 기업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 제공 방안을 논의 중이다. 상장요건을 낮춰 더 많은 기업들을 끌어들일 의사로 드러냈다. 그러나 업계는 이 방안이 과연 코스닥을 살릴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상장업체 한 관계자는 “재무적으로 튼튼한 기업들 위주로 시장을 운영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면서 “상장요건 완화보다는 퇴출요건 강화가 시급하다는 견해가 시장에 더 많이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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