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내달 초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하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동남아국가연합(ASEAN)+3 정상회의 참석차 베트남과 필리핀을 차례로 방문하는 동남아 순방에 나선다.

특히 문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베트남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두 번째 양자 정상회담을 갖는다. 또 ASEAN+3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하는 필리핀에서는 리커창 중국 총리와 회담이 이어져 ‘정치-경제 투트랙 관계 복원’이 완성될지 주목된다.

이번에 문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에서는 신남방정책 구상을 발표하고, 베트남에서는 APEC회의 각 세션에서 연설을 하며, 필리핀에서는 아세안 기업투자 서밋에서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번 순방은 지난 5월 아세안 특사파견으로 마련된 아세안 관계강화 모멘텀을 이어가는 동시에 지난 9월 동방경제포럼에서 발표된 신북방정책에 이은 신남방정책 차원의 대아세안정책 구상을 제시함으로써 번영의 축을 완성하는 노력에 있어서 중요한 순방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11월8~10일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초청으로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한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전체에서 GDP와 인구, 면적의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 국가로 우리의 제1호 해외투자와 해외자원투자가 이뤄진 국가이다. 또 인도네시아는 미국을 제외하고는 우리의 최대 방산수출 대상국이며 현재는 우리와 함께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심전략무기 차세대 전투기 개발을 함께하고 있는 국가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8일 저녁 인도네시아 방문 첫 일정으로 동포들과 만찬간담회를 가진다. 다음날인 9일 우리의 국립현충원 해당하는 인도네시아 칼리바타 영웅묘지를 참배하고 헌화한다. 9일에 이어지는 다음 일정은 양국의 주요 경제인사들이 참석하는 한-인도네시아 비지니스 라운드테이블 및 포럼이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이 포럼은 사전환담 성격의 비지니스를 라운드테이블 행사와 오찬을 겸한 한-인니 비지니스 포럼 본행사로 구성될 예정”이라며 “먼저 비지니스 라운드테이블 행사는 에너지, 유통, 서비스 등 분야에서 한국과 인도네시아 양국의 대표기업인 약 20명이 참석할 예정으로 이 자리에서 대통령은 여러 기업인들과 양국 경제협력방향에 관해 심도 깊은 대화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오찬을 겸해서 개최되는 한-인니 비지니스 포럼 본행사에서 문 대통령은 양국 정부 및 기업인 약 300여명 앞에서 신남방정책 구상과 한-인도네시아 경제협력방향을 주제로 기조연설 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9일 오후에는 자카르타에서 60km 떨어진 보고르 대통령궁에서 공식 환영식을 시작해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실외 베란다에서 단독 정상회담과 확대정상회담을 이어간다. 

양국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관계의 발전 방향과 방산인프라 경제통상 및 실질협력 증진 방안 등이 논의된다. 또 문 대통령과 위도도 대통령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아세안 등 지역의 국제무대에서 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정상회담을 마친 문 대통령은 위도도 대통령과 양국의 각 부처간 MOU 서명식에 함께할 예정이며, 이어 양국의 기자들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정상회담의 결과를 설명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의 마지막 일정으로 문 대통령은 주요 수행원 및 양국의 정치, 경제, 문화계 인사 약 70명과 함께 위도도 대통령 주재의 국빈만찬에 참석해 양국 및 정상간 우의를 더욱 돈독히 할 예정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내달 초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하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동남아국가연합(ASEAN)+3 정상회의 참석차 베트남과 필리핀을 차례로 방문하는 동남아 순방에 나선다. 사진은 지난 9월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72차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18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서 전용기에 올라 환송객에게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또한 문 대통령은 11월10~11일 양일간 베트남 다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APEC은 1989년 창설된 아시아태평양지역 최고의 경제 분야 협의체로 총 21개국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현철 경제보좌관은 “2016년 기준으로 세계 GDP 60%와 총 교역량 51%를 점하는 거대한 경제블록을 대표한다”며 “우리 10대 수출국 가운데 9개국이 APEC 회원국이며 주변 4개국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 전략적으로 중요성이 큰 포럼”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첫날인 10일 오후에는 APEC기업인자문위원회(ABAC) 위원들과 대화를 가질 계획이다. ABAC 위원들은 각 회원국 정상이 임명하는 기업인 3명씩으로 구성되며, 우리나라 ABAC위원으로는 모 중소기업 대표이사인 오성준 씨와 박근태 CJ대한통운 대표이사, 김미형 금호아시아나 그룹 부사장 등이다. 

김 보좌관은 "문 대통령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미국과 함께 소그룹 회의에 편성돼 있는데 역내 경제통합 심화와 포용적 성장, APEC 미래에 대한 견해를 위원들 앞에서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의 이틀째인 11일에는 '디지털 시대 혁신성장, 포용성 및 지속가능한 고용'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리트리트 세션1과 업무오찬에 참석한 데 이어 '역내 무역투자 및 연계성의 새로운 동력'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리트리트 세션2에 참여해 APEC 회원국 정상과 의견을 교환한다. 

문 대통령은 리트리트 세션1에선 우리 정부의 사람중심 지속성장 전략을 소개하고 APEC 차원의 포용성과 혁신 증진을 위한 구체적 정책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며, '함께하는 미래 만들기'라는 주제의 토의가 진행되는 업무오찬에선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대처, 역내 무역투자 자유화 실현에 대한 미래 비전 등에 대해 발언할 예정이다.

이어 문 대통령은 1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아세안 10개국 및 관련국 저명인사, 기업인, 학자 등 500여명이 참석하는 아세안 기업투자 서밋에 참석해 한-아세안 미래 공동체 구상을 발표한다. 

김 보좌관은 "문 대통령은 '사람을 지향하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공동체'라는 아세안의 비전에 맞춰 한·아세안과의 미래 관계 건설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아세안 정상과 양측 관계 현황을 점검하고 미래 협력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남 차장은 "한·아세안 정상회의는 문 대통령이 아세안 회원국 정상과 개인적 친분을 쌓고 우리의 대(對) 아세안 협력 강화 비전을 아세안 정상들에게 직접 설명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4일 오전에는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해 올해로 출범 20주년을 맞은 아세안+3의 협력 성과를 점검하고 미래 발전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오후에는 EAS에 참석, 북핵 문제와 비전통적 안보위협 지역 정세 등에 대해 논의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열리는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 협정은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인도 등 16개국이 협상 중인 아태지역 최대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대응과 아태지역 역내경제 통합 차원에서 협정이 갖는 중요성을 재차 확인하고 협상의 조속한 타결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이 채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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