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판매망·재고처리 등 과제산적
벤츠·BMW "수입차 왕좌 내줄 수 없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아우디·폭스바겐이 1년 3개월만에 고성능차 R8을 앞세워 수입차 시장에 복귀한다.

아우디·폭스바겐이 주춤하는 사이 '호실적'을 누려온 수입차 업계는 주도권을 빼앗길까봐 신경을 쓰는 분위기지만 아직은 크게 영향을 미칠 단계는 아니라는 반응이다.

   
▲ 아우디코리아가 오는 6일 출시할 '아우디 R8 V10 플러스 쿠페' /사진=아우디코리아 제공


4일 아우디코리아는 오는 6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더 뉴 아우디 R8 V10 플러스 쿠페’ 출시한다고 밝혔다. 아우디는 R8 모델을 시작으로 Q7, A4, A7 등 주력 모델을 순차적으로 투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R8 이후 판매 재개 가능성이 높은 차량은 아우디 A6와 Q7, 폭스바겐 티구안과 파사트 GT로 좁혀진 상태다. 이들 차량은 지난 8월 환경부 인증을 마치고 최근 국토교통부 제원 등록과 산업통상자원부 효율 인증 절차 마무리하고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또 다른 차종 판매 시기 관련, "환경부, 국토부, 산업부에서 각각 인증 진행하는 모델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시점을 말씀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동차업계는 아우디폭스바겐이 다음달부터 주력 차종 판매 재개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우디의 판매재개가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폭스바겐도 신모델을 출시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이 회사 딜러들의 표정도 밝아지고 있다. 그동안 판매 가능한 차량이 없어 클라쎄오토 등 일부 전시장을 통해 중고차 판매로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국내 수입차 시장은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2강 구도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수입차 1위인 벤츠는 9월 한 달동안 5606대의 판매량으로 연중 대부분 판매 1위 자리를 지켰고 BMW 역시 5299대를 판매해 3위권과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특히 벤츠는 1~9월 누적판매량이 5만4067대에 달해 9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판매량(5만6343대)에 육박했다. 

당초 수입차 업계는 벤츠, BMW의 2강 체제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지만 아우디폭스바겐의 등판으로 1위 수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벤츠와 BMW는 아우디폭스바겐의 등장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지만 아우디폭스바겐이 판매재개로 점유율을 좁혀올 경우 수입차 '왕좌'를 내줘야 하기 때문에 긴장하고 있다.

하지만 수입차 업계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아우디폭스바겐은 사실상 근 2년동안 판매 정지로 딜러 중심의 수입차 판매 시스템을 원래대로 구축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가능성이 높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최근 카카오와 손잡고 온라인 판매 플랫폼 구축을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 시스템 개발 등 여러 부문을 검토하는 차원에서만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배기조작 적발로 팔지 못하고 평택항에 쌓아둔 일명 '평택항 에디션' 처리 과제도 남아있다. 이들 재고가 쌓이면서 신모델 판매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무엇보다도 폭스바겐이 이미 재고차량 1만대 이상을 반송한 상황에서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가격을 대폭 낮추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아우디 역시 남아있는 2000여대 재고 차량을 곧 반송할 것으로 전해졌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의 복귀로 기존 수입차 딜러들은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면서도 폭스바겐은 그동안 무너진 판매량과 재고차량 처리 문제가 선결되어야 하는만큼 아직 수입차 시장 반응을 낙관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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