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첫 방송된 '김어준의 블랙하우스'가 큰 반향을 일으켰다. 고(故) 유병언 장남과의 인터뷰, 박근혜 전 대통령의 5촌의 의문사 등을 다뤄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4일 밤 SBS에서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첫 회가 방송됐다. 딴지일보 총수 출신인 김어준이 진행하는 새로운 형식의 시사토크 프로그램이었다.

   
▲ 사진=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방송 캡처


김어준은 세월호 참사 후 사망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유대균을 그가 은둔생활을 하고 있는 프랑스 파리까지 날아가 만났다. 유대균은 세월호 참사, 유병언 전 회장의 죽음에 얽힌 자신의 생각들을 이야기했다.

자신이 거짓말 재료가 되는 것이 싫어 한국을 떠났다는 유대균은 세월호 참사 후 자신이 검거될 당시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행적은 사실과 다른 점이 많다고 주장했다. '뼈없는 치킨을 시켜먹었다', '3개월동안 만두만 먹고 살았다' 등 자신과 관련돼 나왔던 얘기들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

체포돼 재판을 받고 형까지 살고 나왔지만 유대균은 "난 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나에게 세월호 관련 수사를 한 적이 없다. 판결문 자체에도 세월호 '세'자 하나 없다"며 자신과 세월호 참사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부친 고 유병언 회장의 죽음에 대해 유대균은 "아버지가 자연사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망 당시 관리를 엄청 잘하셨기 때문에 세월호 참사 당시에는 역대로 컨디션이 가장 좋다고 했다"면서 "아버지가 금수원에서 나가면 본인이 죽을 거라는 직감도 하셨다. 아버지는 금수원을 나가면 '그들' 표적이 돼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예상을 했던 것 같다"고 말해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유대균은 국정원 직원이 찾아왔던 일 등을 얘기하며 "세월호와 관련해서는 나 역시 슬프고 괴롭다. 그래서 이런 슬픈 사실들이 일어나면 안 되기 때문에 그 원인과 이유들이 밝혀져야 한다"는 주장을 덧붙였다.

이어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지난 2011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5촌 조카 박용수, 박용철이 북한산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사건을 다뤘다.  

이 사건도 많은 의혹을 남겼다. 박용철에게서 검출된 약물이 박용수에게서도 검출된 사실, 자살한 박용수가 사망 30분 전 설사약을 복용했고 의문의 유서를 남긴 점, 박용철의 경호원이 출소 후 라면을 먹다 의문사한 점 등이다.  

이 사건과 관련해서는 3년 전 두바이 증인으로부터 조폭 일행이 따라가서 살해했다는 제보가 있었지만 사실 관계 크로스 체크를 할 수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사건을 직접 목격했다는 제보자가 나타나 현장에 다른 가해자가 있었다는 증언을 했다며 이 사건을 다시 조사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편, 방송 후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심야시간에 방송됐지만 순식간에 100건이 넘은 게시글이 올라왔다. 형식과 내용이 새로웠다는 의견, 김어준의 지상파 TV 진출을 놀라워하는 반응, 정규편성 되기를 바란다는 반응이 많았다.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2회분이 일단 편성됐다. 4일 첫 방송에 이어 5일에도 연속 방송된다. SBS가 간판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를 결방하면서까지 그 시간대에 첫 회 방송을 내보낸 만큼 앞으로 정규 편성 여부도 주목된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