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내정이 마무리되면서 산하 기금운용본부장(CIO) 인선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600조원에 달하는 거금을 운용하는 책임을 맡는 자리인 만큼 금융투자업계의 관심도 크다. 새 정부의 기조에 맞춰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인물이 낙점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6일 정부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관리공단 신임 이사장에 김성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실상 내정됐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김 전 의원에 대한 이사장 임명건을 대통령에 제청했다고 밝혔다. 19대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활동했던 김성주 전 의원에 대해서는 ‘적임자’라는 평가와 다소 우려스럽다는 예측이 공존한다. 

   
▲ 사진=연합뉴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사장인 김 전 의원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산하 CIO 인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미 국내 주식시장의 ‘큰손’으로서 물경 600조원에 달하는 연금을 운용하는 책임을 바로 이 CIO가 맡게 되기 때문이다.

신임 이사장 인선이 사실상 마무리된 만큼 CIO 물색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달 중순 ‘기금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구성되면 곧장 기금운용본부장 공모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이 위원회에는 국민연금 이사장이 포함되기 때문에 그동안 구성이 늦어지고 있었다. 국민연금 CIO 자리는 지난 7월 이후 공석인 상태다.

기금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꾸려지면 약 2주에 걸쳐 공모와 심사 기간을 갖는다. 최종 후보자가 선정되면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임명 제청하는 순서로 절차가 진행된다. 전체 소요시간은 약 두 달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기금자산은 7월 기준 601조 7526억원으로 국내 채권에 287조 6078억원(47.9%), 국내 주식에 126조 2178억원(21.0%), 해외 주식에 99조 7535억원(16.6%) 등을 분산투자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투자전략에 따라 국내 투자업계가 들썩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현재 신임 CIO 후보감으로 김희석 NH농협생명 부사장, 한동주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 이동익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국장, 안효준 BNK투자증권 대표 등에 대한 하마평이 나오는 상태지만 당사자들은 모두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 

새 정부가 금융 분야에 대해 꽤 엄격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만큼 투자업계에 대한 전문성 이외에 ‘사회적 책임’ 같은 또 다른 자질이 요구될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이 경우 업계가 예상치 못한 의외의 인물이 공모에 참여할 수도 있다.

실제로 정부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산하에 ‘사회책임투자위원회’를 신설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사회책임투자란 투자 대상 선정시 해당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까지 고려하는 전략을 지칭한다. 이 흐름을 봤을 때 일각에서는 신임 CIO로 사회단체 관련 인물이 낙점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한편 국민연금은 사회책임투자(SRI) 펀드에 작년 한 해 동안 총 6조 3706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전년 대비 5137억원 줄어든 수치지만, 최근 새 정부의 기조를 고려했을 때 이른바 ‘사회적 책임’을 고려한 투자전략이 향후 강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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