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성 집중 질문에도 답변 회피, 임상시험도 진행 중..."공인 기관에서 나오면 공개"
   
▲ 임왕섭 KT&G 제품혁신실 상무가 7일 기자간담회에서 '릴'을 소개하고 있다./사진=KT&G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KT&G는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지고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을 오는 20일부터 공식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와 BAT코리아의 '글로'의 양강 구도에서 3강 구도 경쟁이 펼쳐질 예정이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의 대부분의 질문은 유해성 논란에 집중됐지만 KT&G측은 "상당 부분 일반담배 대비 저감된 것으로 확인됐다"는 짧은 답변만 내놨다. 앞서 제품을 출시한 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가 자체 조사한 것을 공개한 것과 대비되는 답변이었다. 명확한 근거와 수치가 제시되지 않은 것이다. 

릴의 기획과 개발을 총괄한 임왕섭 KT&G 제품혁신실 상무는 이날 질의응답에서 "자체분석 결과를 보면 일반담배와 비교해 상당부분 유해물질이 줄었다"며 "임상시험 역시 현재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임 상무의 '상당 부분 줄었다'는 것과 '임상시험 진행 중'이라는 답변에 기자들은 "시험을 진행한 다음에 제품을 출시했어야 하지 않느냐"고 재차 물었다. 

이에 임 상무는 "모든 것을 검증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결국 KT&G는 시험을 제대로 끝내지 않고 궐련형 전자담배 '릴'을 출시한 것이다. 그만큼 커지는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을 지켜보는 KT&G측의 마음이 급했음을 짐작케 한다. 

KT&G 측은 "공인된 기관에서 현재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조사하고 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조사 자료가 있지만 공개할 수 없는 상황이라 그렇게 답변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임 상무 역시 "타사에서 말하는 유해성은 엄밀하게 공인된 게 없으며 그렇게 얘기한들 신빙성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특정 기관에서 인정받으면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KT&G 측은 '릴'과 전용 담배인 '핏'의 연구개발 투자비용도 공개하지 않았다. 임 상무는 "2000년 부터 전자담배 개발을 시작했으며 박차를 가한 것은 2010년부터였다"고 말했다.

릴과 핏이 아이코스와 호환이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가능하지만 맛과 안정성은 담보할 수 없다고 답했다.

임 상무는 "아이코스 기기에 핏을 꽂을 수는 있지만 성능이 최적화되거나 기기 안전성 차원에서는 담보할 수 없다는 게 입장"이라며 "릴과 핏이 최적화돼 있기 때문에 함께 쓰는 것이 성능 면에서 최선"이라고 말했다.

릴을 제조하는 '이엠텍'이라는 기업이 컴퓨터 부품을 주로 만드는 회사인데 품질은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질문에 임 상무는 "이엠텍은 코스닥에 상장된 회사로 주로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스피커를 만드는 회사"라며 "전체적 기획과 설계는 우리가 했고 프로타입, 양산설계, 양산 등은 정교함을 다루는 이엠텍을 통해서 같이 진행했다"고 대답했다.

아울러 임 상무는 '릴'을 소개하며 미니멀리즘적 디자인과 실용주의, 북유럽스타일 등을 강조했다. 

한편 전자기기인 '릴(lil)'의 권장 소비자가는 9만5000원이며, 릴 공식 홈페이지에서 성인 인증 후 회원 가입 시 할인 코드를 발급 받으면 6만8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릴 전용 담배인 '핏'은 두 종류로 출시되며 가격은 갑당 4300원이다.

릴은 오는 13일부터 16일까지 나흘간 서울지역 GS25 편의점에서 예약 접수를 진행한 후, 오는 20일부터 핏과 함께 정식 발매된다. 이에 앞서 13일부터는 서울지역 GS25 일부 판매점에서 한정 수량으로 두 제품의 시범 판매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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