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후배 가수에게 피소돼 논란에 휩싸인 문희옥의 소속사 측이 연예 활동 명목으로 1억 7천만원의 돈을 가로챘다는 주장이 나왔다.

7일 오후 방송된 SBS '본격연예 한밤'에서는 협박 및 사기 혐의로 같은 소속사 후배가수 A씨(24)에게 피소된 문희옥(48)의 사건에 대해 다뤘다.

A씨는 지난 1일 고소장을 통해 소속사 대표 B씨(64)로부터 성추행을 당했으며, 문희옥이 B씨의 범행 사실에 대해 누구에게도 알리지 말라며 협박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 사진=SBS '본격연예 한밤' 방송 캡처


이날 '본격연예 한밤'에서는 A씨의 아버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A씨의 아버지는 "제가 (소속사 대표의 성추행 사실을) 정확히 들은 건 10월 18일이었다"며 "(딸이)멈칫멈칫하다 '사장이 성추행했어'라고 이야기하더라"라고 밝혔다.

이어 "아내는 쓰러지고 나는 완전히 정신이 나가버렸다. 뭐 이런 사람들이 다 있나 싶었다"면서 "문희옥한테 전화해서 '당신 알고 있었다면서요'라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 그때까지만 해도 문희옥이 협박한 것을 몰랐다"고 전했다.

최근 A씨의 성추행 피해 주장을 듣고 오히려 A씨를 다그치는 문희옥의 통화 녹취 내용이 공개되며 논란이 커진 바 있다. 음성파일 내용만으로 협박죄가 성립되는지도 논란의 주요 쟁점이었다.

성희진 변호사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의 해악을 고지했어야 한다. 녹취파일 대화 내용을 볼 때 '너희 식구들은 타격이 더 클 것이다. 발설하는 순간 어디 가서 가수 이름을 못 댄다'는 말은 가수로서의 생명이 사실상 끝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데뷔한 지 얼마 안 된 가수 A씨의 경우 협박죄가 성립될 여지가 충분히 있다"면서도 "다만 한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단순히 일시적인 분노의 표시로서 '그렇게 하면 우리 다 죽는다. 하지 마라'는 말을 했을 가능성이다. 단순한 조언에 불과했던 것인지 고의가 있었는지의 여부가 검찰 수사에서의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전했다.

A씨는 평소 친분이 있었던 주현미의 소개로 문희옥 소속사에 들어갔다. A씨의 아버지는 "주현미가 (사건을 듣고)울려고 하더라. (저희한테)죄송하다며 울먹울먹했다"면서 "주현미가 문희옥을 불렀다. '너 하나 믿고 A를 맡겼는데, 네가 이런 사람인 줄 몰랐다. 이런 짓까지 하니 너희 정체가 대체 뭐냐'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 사진=SBS '본격연예 한밤' 방송 캡처


이어 A씨의 아버지는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홍보비와 음반 제작비 등에 약 1억 7천만원을 부담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원래 회사에서 (가수에게) 투자하는 줄 알고 갔다. (그런데) 돈을 우리가 다 내야 한다고 하더라"라며 "딸이 회사를 나가려고 하니까 문희옥이 메시지를 보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문희옥이 보낸 메시지가 공개됐다. 메시지에는 'A에게 새 프로그램 MC를 시키려고 몇 달 전부터 사장님이 작업을 해오셨는데, 오늘 돈을 회수하시려 하니 MC 자리도 취소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한편 문희옥은 피소 보도가 있은 뒤 "가요계 선배로서 그간 아끼고 사랑한 후배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한 저의 조언들이 서툴렀던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저는 협박, 사기와 같은 범죄 행위를 저지르지 않았고 이 점이 밝혀질 수 있도록 향후 수사 절차에 성실히 임할 것이다. 앞으로 이런 일로 저희 이름이 거론되지 않도록 매사에 더욱 신중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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