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두산 베어스의 베테랑 투수 정재훈(37)이 현역 유니폼을 벗고 은퇴한다. 

두산 구단은 8일 "우완 베테랑 정재훈이 은퇴를 선언했다"고 발표했다. 두산은 정재훈에게 코치직을 제의했으나 정재훈은 좀더 생각한 뒤 향후 진로를 결정하기로 했다.

휘문고-성균관대를 졸업한 정재훈은 2003년 두산에 입단하며 프로 데뷔했다. 15년의 프로 생활 동안 2015년 한 시즌을 제외하면 두산에서만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 사진=두산 베어스


주로 불펜투수로 뛴 정재훈은 통산 555경기에서 705⅓이닝을 던졌고 35승 44패 139세이브 84홀드, 평균자책점은 3.14를 기록했다. 2005년 마무리투수를 맡자마자 30세이브로 구원왕 타이틀을 따냈다. 중간계투로 나선 2010년에는 홀드왕(23개)에도 올랐다. 

예기치 못한 부상이 정재훈의 은퇴를 앞당긴 셈이다. 지난해 8월 타구에 오른 팔뚝을 맞는 부상으로 수술을 했고, 그 해 10월에는 오른어깨 관절경 수술도 했다. 이후 재기를 위해 꾸준히 노력했지만 올해는 한번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며 끝내 부활하지 못한 채 은퇴 수순을 밟게 됐다.

정재훈은 개인적으로 좋은 성적도 내고 팀에도 꾸준히 기여했지만 자신의 힘으로 두산의 우승을 일궈내지 못한 한을 끝내 풀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그가 두산 불펜의 기둥으로 활약하는 동안 두산은 준우승만 4번 했다. 2015년 두산이 14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공교롭게도 당시 정재훈은 두산이 아닌 롯데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두산이 2015시즌을 앞두고 FA 장원준을 영입하면서 보상 선수로 롯데에 정재훈을 내준 것. 2015시즌 후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두산이 그를 지명해 다시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2016시즌에도 두산은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고 정재훈은 정규시즌 빼어난 활약을 했지만 팀 우승 순간을 함께 하지는 못했다. 타구에 맞아 팔뚝 골절상을 입으면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지 못했던 것이다. 두산 동료들은 정재훈의 배번 '41'을 모자에 새기고 우승을 차지해 감동을 안겼으나 결과적으로 마지막 기회가 됐던 한국시리즈에서 정재훈은 마운드에 올라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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