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업 R&D 비중, 선진국은 증가하는데 우리나라는 역주행
서비스업 R&D 비중 1%p 증가 시 일자리 4.4만개 창출 가능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우리나라 전체 민간 연구개발(R&D) 투자 중 서비스업의 R&D 비중이 정상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9일 '서비스산업 R&D 동향 및 효과와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히고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도 뒤처지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OECD 자료를 기초로 우리나라의 경제규모와 서비스업 부가가치 비중에 부합하는 서비스업 R&D 비중을 산출한 결과, 우리나라의 민간 서비스업 R&D 정상 비중은 33.2%로 추정됐다"고 설명했다.

또 "2015년 기준, 전체 민간 R&D에서 서비스업 R&D가 차지하는 비중은 8.1%"라며 "서비스업 R&D 비중이 정상 수준과 25.1%포인트 차이를 보이고 있어 서비스업 R&D 활성화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OECD 주요국 서비스업 R&D 비중./표=한국경제연구원 제공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도 우리나라 서비스업 R&D 비중은 부진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국가별로 전체 민간 R&D에서 차지하는 서비스업 R&D 비중을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는 지난 2015년 8.1%를 기록하며 미국 30.1%(2014년), 영국 58.9%(2014년) 등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제조업 강국인 독일(12.4%, 2014년), 일본(12.1%, 2015년)과 비교해도 부족한 수준이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국민경제에서 서비스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60%임을 감안한다면 서비스업산업 혁신 능력의 토대가 되는 서비스업 R&D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고 말했다.  

서비스업 R&D 비중, 주요 선진국은 증가추세 우리나라는 하락추세

우리나라 민간 서비스업 R&D 비중 추세 또한 주요 선진국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0년 10.1%에서 2015년 8.1%로 2.0%p 감소를 기록했으나, 스페인은 12%p(2000년~2014년), 캐나다는 18.2%p(2000년~2014년) 증가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제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가진 독일과 일본의 서비스업 R&D 비중 또한 증가세를 기록했다. 일본은 2000년 6.7%에서 2015년 12.1%를 기록하며 5.4%p 증가했고, 독일은 2000년 8.3%에서 2014년 12.4%를 기록하며 4.1%p 증가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주요국에서 '경제의 서비스화'와 함께 서비스업 혁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서비스업 R&D 비중이 증가 추세에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서비스업 R&D 활성화는 서비스업 혁신을 통해 경제의 서비스화를 촉진시킬 수 있다"며 "OECD 국가 기준으로 서비스업 R&D 비중 1%p 증가 시 서비스업 부가가치 비중은 0.19%p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고용효과가 높은 서비스업의 부가가치 비중이 높아진다는 것은, 보다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서비스업 부가가치 비중 0.19%p 증가는 우리나라의 경우 2015년 기준으로 서비스업에서 4.4만 명의 추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업 R&D 활성화 정책을 시작했지만 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서비스업 R&D 활성화를 위한 정책패키지를 새롭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기업들과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R&D 활동을 촉진할 수 있는 서비스업 R&D 기준 및 식별체계를 민관 공동의 노력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며 "서비스업 R&D가 제조업 R&D에 비해 차별적으로 배제되는 경우가 없도록 세심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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