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홍 후보자 '내로남불' 인사청문회서 철저한 검증
[미디어펜=정광성 기자]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홍 후보자의 '언행불일치' 사례들이 하나둘 밝혀지면서 과거 발언들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앞서 창조과학과 뉴라이트 역사관 논란으로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하고 39일 만인 지난 23일 지명된 홍종학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본인의 해명에도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야당은 인사청문회에서 홍 후보자의 철저한 검증을 다짐했고, 여당 일부에서도 홍 후보자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고있다.

야당이 비판하는 증여 문제는 가족이 증여받은 부동산에 대해 '지분 쪼개기'로 증여세율을 낮춰 억대 세금을 줄이고, 이 과정에서 당시 초등학생이던 딸은 어머니로부터 2억원을 빌려 증여세를 냈다는 점에 맞춰져 있다.

홍 후보자의 장모는 딸과 손녀에서 서울의 한 상가 지분 4분의 1씩을 증여했는데 둘로 지분이 쪼개지면서 과세표준 구간이 내려갔고, 그에 따라 증여세율도 40%에서 30%로 낮아져 증여세는 1억원가량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홍 후보자는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시절 인사청문회에서 고위공직자 후보자의 '금수저' 자녀를 비판했지만 자신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는 중학생 딸이 '금수저'라는 비판을 되돌려받고 있다.

홍 후보자는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이던 2013년 "과다한 상속·증여가 이뤄지면 부의 대물림으로 인해 근로 의욕을 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정한 제어 수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가족이 장모로부터 거액의 재산을 증여받아 '부의 대물림' 논란을 빚었다.

또한 홍 후보자 딸은 연간 학비가 1500만원이나 드는 사립국제중학교에 재학 중이라는 사실 때문에 금수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홍 후보자는 "본래의 목적을 상실하고 입시기관이 돼버린 특목고는 폐지해야 한다"고 특목고 폐지를 주장했다.

하지만 홍 후보자의 딸이 특목고 진학률이 높은 국제중에 재학 중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중학생 딸이 8억원이 넘는 상가 지분을 보유한 것이 논란이 되자 홍 후보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장모님 건강 악화로 재산을 정리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절차에 따라 증여세를 정상적으로 납부한 뒤 딸이 증여받은 것"이라며 "국민 눈높이에 비춰 과도한 부분이 있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청문회장에서 소상히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홍 후보자의 '언행불일치' 사례들이 하나둘 밝혀지면서 과거 발언들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왼쪽 첫번째가 홍종학 장관 후보자/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야당은 일제히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연일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자유한국당 한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홍 후보자는 '내로남불'의 대표적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지금 자신이 과거 했던 발언들이 모두 부메랑이 되어 돌아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일이면 홍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는데 아마 야당은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검증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도 "홍종학 후보자는 '내로남불‘ 종목 코리안 시리즈'의 우승 후보감"이라고 비판하며 "문제는 증여세 납부 여부가 아니라 홍 후보자가 부의 세습을 반대하던 사람이라는 데 있다"고 비판했다. 

여당의 한 초선 의원은 홍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 "지금으로 봐선 어렵지 않겠나. 홍 후보자가 과거 발언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 중 한명이 될 것"이라며 "증세를 빼고도 딸 국제중 재학, 과거 책에 쓴 글으로도 충분히 야당의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홍 후보자는 지난 1998년에 펴낸 '삼수·사수를 해서라도 서울대에 가라'는 공부법 소개 책에서는 중소기업인들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홍 후보자는 책에서 "명문대학을 나오지 않고도 성공한 사람들이 자주 보도되는데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조그만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데 성공했는지 몰라도 그들에게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도 적었다.

그는 "그들(명문대를 나오지 않고 성공한 사람)은 세계의 천재와 경쟁해 나갈 수 있는 근본적인 소양이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표현들이 논란이 되자 홍 후보자는 "이유 여하를 떠나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홍 후보자의 여러 논란에도 여당은 하루 빨리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임명해야 된다며 야당의 협조를 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야당은 냉담한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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