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은 정원같은 테라스로…알파룸·가변형 벽체로 공간활용 극대화
[미디어펜=김병화 기자] 정부의 잇단 규제로 주택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보다 차별화된 특화설계로 가치를 더한 아파트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선호도가 낮은 저층은 테라스와 필로티 등을 적용해 가치를 높이고, 내부 공간은 가변형 벽체나 알파룸 등을 도입하는 등 소비자들의 입맛 마추기에 나서고 있다.

아파트 등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사업주나 건설사들도 주거 만족도를 높여줄 특화설계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9일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수도권에 분양된 7만5600여가구 중 단지 내 저층 테라스는 182가구가 공급됐고, 모두 1순위 청약이 마감했다.

저층 테라스 공급 규모는 수도권 전체 분양 물량의 0.24% 수준. 공급이 적은 만큼 희소성이 높아져 대부분 양호한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 저층 테라스 구조를 적용한 '북한산 두산위브 2차' 투시도/사진=두산건설

실제로 지난 8일 청약을 진행한 ‘북한산 두산위브 2차’의 경우 전용면적 56㎡T형에 저층 테라스 설계를 적용, 46가구 모집에 194명이 몰리며 평균 4.51대 1 경쟁률로 1순위 당해지역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테라스 구조는 대표적인 저층 특화설계로, 선호도 낮은 저층의 외부 공간을 오픈형 발코니나 테라스로 조성해 텃밭이나 정원 등으로 꾸밀 수 있고 골프퍼팅 연습장과 같은 개인 공간도 연출 가능하다.

서울 은평구 녹번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한 관계자는 “희소성 있는 저층 테라스는 매물로 나오자마자 웃돈이 붙어 거래된다”며 “내년 2월 입주를 압둔 ‘래미안 베라힐즈’의 전용면적 59㎡ 테라스형 분양권도 거래가 없다가 지난 7월 매물로 나온 조합원 물량이 4000만원정도 웃돈이 붙어 5억2000만원에 팔렸다”고 전했다.

이 밖에 1층 자체를 없애고 필로티를 도입해 개방감을 높인 설계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서울 중랑구 면목동 면목3구역 재건축한 '사가정 센트럴 아이파크'는 1층 필로티 설계로 호평을 받으며 지난 2일 실시한 청약 접수 결과 평균 4.49대 1, 최고 13.5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전주택형이 1순위 당해 마감했다.

아파트 내부는 알파룸과 가변형 설계로 공간 활용을 극대화시키는 추세다. 알파룸은 다양한 물품을 수납할 수 있는 팬트리나 드레스룸·서재·놀이방 등의 소규모 개인공간으로 사용 가능하다. 또 가변형 설계는 침실을 조금 더 넓게 사용하거나 개별적인 2개의 방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 한국자산신탁이 지난 3일 견본주택을 오픈하고 본격분양에 나선 '제주 더 오름 카운티 원'에 적용한 가변분리형 특화설계./사진=한국자산신탁


이 같은 알파룸과 가변형 특화설계의 효과는 분양 성적으로 이어진다. 대림산업이 지난해 흑석뉴타운에서 가변분리형 설계를 적용해 분양한 ‘아크로리버하임’은 1순위 청약결과 총 287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만5698명이 몰리며 평균 89.5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제일건설이 지난 4월 선보여 평균 84.09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고덕국제신도시 제일풍경채 센트럴’의 경우 주방 옆으로 알파룸을 제공해 소비자 선택에 따라 서재공간이나 부부 드레스룸으로 사용 가능하도록 설계해 눈길을 끌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정부의 규제 강도가 세지면서 주택시장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는 상황인데다 실수요자들의 눈높이도 갈수록 높아지면서 아파트도 차별화된 설계가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며 “저층 테라스 특화는 희소성을 앞세워 준로얄층 대접을 받을 수 있고, 알파룸과 가변형 설계는 쉐어하우스 등으로 활용해 임대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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