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더 이상 흔들리면 안된다. 승리가 간절하지만, 지더라도 '납득이 가는' 경기를 해야 한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또 한 번 시험대에 오른다. 오늘(10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한국 축구는 위기에 빠진 채 이번 A매치 2연전을 치른다. 콜롬비아전 후에는 14일 또다른 강팀인 동유럽의 세르비아와 맞붙는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당장 콜롬비아전에서부터 대표팀은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과 10월 두 차례 평가전에서 대표팀은 축구팬들의 신뢰를 잃었다. 경기력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투지마저 실종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경기를 풀어가는 돌파구를 찾지 못한 벤치의 전략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런 가라앉은 분위기부터 떨쳐내는 것이 급선무다. 분위기 쇄신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잘 싸워 이기는 것이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콜롬비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위다. 62위인 한국과는 격차가 크다. 치열한 남미예선을 뚫고 러시아 월드컵 티켓을 따낸 팀이다. 콜롬비아에는 하메스 로드리게스 같은 출중한 개인기를 지닌 선수들이 많다. 

객관적인 전력, 최근 팀 사기 등등을 따져볼 때 한국이 콜롬비아보다 한두 수 아래인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한국대표팀은 '꼭 이기겠다'며 정신무장을 단단히 하고 콜롬비아전에 나서야 한다. 호세 페케르만 콜롬비아 감독은 한국전을 앞두고 "내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과 같은 강도로 최상의 전술을 펼치겠다"는 발언을 했다. 콜롬비아가 아니라 우리 한국 대표팀이 바로 이런 마음가짐과 각오를 가져야 한다.

대표팀에도 긍정적인 신호는 감지된다. 부상 회복이 덜돼 10월 평가전에서 뛰지 못했던 중원의 사령탑 기성용이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공격의 핵 손흥민은 대표 합류 직전 소속팀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며 좋은 감각을 보여줬다. 

또 대표팀에는 코칭스태프가 보강됐다. 최근 토니 그란데 코치와 하비에르 미냐노 피지컬 코치를 영입했다. 특히 그란데 코치는 스페인 대표팀 수석코치로 2010년과 2014년 월드컵을 경험한 연륜 있는 지도자여서 신태용 감독에게 든든한 조력자가 될 수 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신태용 감독도 이번 대표팀을 소집해 훈련을 해 보고 "이제는 팀이 뭔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이전 경기들과 달리 사령탑부터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일단은 보기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콜롬비아전 승리 확률은 낮은 것이 사실이다. 콜롬비아 역시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는 단계인 만큼 원정 평가전이라고 해서 설렁설렁 경기를 할 리가 없다.

한국은 콜롬비아에 질 수 있다. 하지만 쉽게 져서는 안된다. 이른 실점을 하고, 서로 호흡이 맞지 않아 허둥지둥하다가 추가골을 내주고, 상대 골문 앞으로 제대로 접근도 못한 채 맥없이 지고. 최근 대표팀이 보여줬던 경기 내용이 그랬다. 이런 모습을 콜롬비아전에서 다시 보여줘서는 절대 안된다는 얘기다.

개인기가 밀리면 조직력으로 커버하고, 상대보다 한 발이라도 더 뛰고, 물러서기보다 강하게 부딪히며 밀고 올라가고,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한 골이라도 더 넣으려 하고. 

그렇게 투지있게 나섰는데도 지면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우리의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다음 경기, 또는 월드컵 본선에 대비해 개선을 해 나가면 된다. 강팀과 평가전을 갖는 이유가 바로 그런 것이다.

콜롬비아전에 나서는 태극전사들의 '달라진 파이팅'을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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