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통화정책 완화 조정여건 조성"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통화정책 완화의 정도를 조정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달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지 여부가 관심이 집중된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제공=한국은행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30일 올해 마지막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은은 지난해 6월 연 1.50%에서 1.25%로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로 현재까지 동결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이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저성장·저물가에 대응해 확대해온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조정할 수 있는 여건이 점차 조성돼 가고 있다. 국내 경제가 잠재성장률(2.8~2.9%) 수준의 성장세를 보이고 물가도 목표 수준(2%)의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경기회복세의 견조한 흐름이 확인되면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국내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요 측면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해나가면서 향후 성장과 물가 흐름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방침이다.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금통위원이 늘어나면서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는 분석이다. 지난 달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상에 대한 소수의견을 제시한 이일형 금통위원 외에 두 명의 금통위원이 머지않아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언급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이 금통위원은 “현 시점에서 볼 때 수출은 견고해졌고 북핵 리스크가 고조됐음에도 금융시장에 미치는 일부 영향 외에는 실물경제에 특이할 만한 충격을 주지 못한 상황에서 통화정책의 선제적 조정 필요성을 감안할 때 지금이 완화정도의 조정이 적절한 시기”라며 “기준금리를 현 1.25%에서 1.5%로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금통위원 가운데 ‘중립성향’으로 분류되는 함준호 금통위원도 금리인상 필요성을 시사했다. 함 금통위원은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세계적인 경기회복세와 통화 긴축 움직임 등으로 통화완화의 조정 필요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경제주체들이 이런 조정에 대비해 선제적인 위험관리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