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비즈니스 본격화, 재계 전문경영인 동행
할랄허브·건설·전자상거래 등 MOU 11건 성과
[미디어펜=조우현·이해정 기자]국내 기업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신(新)남방정책'에 맞춰 동남아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신흥 경제 강국으로 부상 중인 인도네시아를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 재계 관계자들과 방문해 19억달러 규모의 양해각서(MOU)와 3건의 협약을 체결하는 등 경제협력에 나섰다.

이날 오후 자카르타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포럼’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양국 교류 역사상 최대규모 기업인이 참석했다. 포럼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롯데 등 국내 주요 기업 임직원들이 참석해 인도네시아 시장에 대한 열의를 보였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필리핀 등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은 인구가 6억이 넘는 거대 시장으로 중국을 잇는 새로운 성장발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2억6000만명(세계 4위)의 인구가 있는 인도네시아는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며 급부상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경제 성장속도는 중국을 앞지를 만큼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간 실질 협력 분야와 규모는 확대되면서 교류·협력 관계는 더욱 밀접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한국 문화와 제품 선호도는 높다.

   
▲ 문재인 대통령(앞줄 왼쪽 다섯번째)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앞줄 왼쪽 여섯번째)이 현지시간 9일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양국 기업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대한상의 제공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전자업체들은 현지시장 내 브랜드 경쟁력을 기반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고히 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인도네시아 현지 스마트폰 시장에서 20%가 넘는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고, LG전자는 TV 등 가전시장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현지 시장 점유율이 1%대에 불과한 현대·기아차는 이번 방문을 통해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특히 현대차는 지난 10월 아세안(ASEAN) 태스크포스팀을 따로 만들어 시장 공략의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우리나라 유통 기업들은 2000년대 말부터 앞 다퉈 진출 중이다. 특히 롯데, CJ그룹을 중심으로 한 유통분야가 활성화됐다. 2008년 인도네시아에 첫 진출한 롯데그룹의 계열사는 10여개 달한다. 롯데그룹은 해외사업에서 인도네시아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15%에 이른다. 

롯데마트는 인도네시아에서만 현재 4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 외에도 롯데백화점 1개점, 롯데리아 30개점, 엔제리너스 3개점, 롯데면세점 1개점 등 주요 계열사들은 인도네시아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할랄허브·건설·전자상거래 등 MOU 11건, 협약3건 체결

이번 행사를 통해 양국은 그동안 다소 침체됐던 경제협력의 활력을 되찾고, 교역과 투자를 다시 확대하기 위한 모멘텀을 만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양국은 이날 발전, 금형, 철도, 조선, 공공주택 건설, 수자원 등 전통적 협력분야 외에도 할랄 산업, 전자상거래, 신도시 개발 등 다양한 신산업 분야에서 MOU를 체결함으로써 광범위한 경제협력 기반을 구축했다.

   
▲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현지시간 9일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양국 기업인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대한상의 제공


이 중 할랄산업 MOU는 인니의 국제할랄허브 조성을 지원하는 동시에, 인니 등 할랄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우리기업의 할랄제품 인증 시간을 축소함으로써 식품, 화장품, 의약품 등 우리 중소업계의 할랄시장 진출을 지원한다.

건설 분야에서는 자카르타 용수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상수도 사업협력과 저소득층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주택개발 사업 MOU 등 인니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개발사업을 함께 하기로 했다.

전자상거래 MOU는 인니 진출이 유망한 소비재의 공급선을 발굴하고 온라인쇼핑몰인 i-Lotte 플랫폼을 통해 제품의 홍보와 판매를 지원한다.

이날 문 대통령은 우리기업이 수주 및 투자를 추진 중인 발전, 교통·도시 인프라, 석유화학 등 프로젝트의 담당부처인 산업부·공공사업부 장관 및 투자조정청 청장에게 우리 기업의 우수한 기술력과 효율성을 소개했다.

한편 이번 동남아 경제사절단에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포함,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안재현 SK건설 사장, 손경식 CJ 회장 등 총 21명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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