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10일 열렸지만 야당의 공세에도 홍 후보자를 낙마시킬 만한 결정적 한방없이 무난히 진행됐다.

앞서 야당은 청문회 전 홍 후보자 대한 의혹에 대해 인사청문회에서 철저히 검증하겠다며 전열을 다졌지만 '쪼개기 증여'와 학벌 지상주의, 자료제출 미흡 등 이외 일침을 날릴 새로운 내용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여당은 증여과정에 불법이 없었다며 홍 후보자를 엄호하는 한편 정책질의로 분위기 전환을 노렸다. 이에 야당이 후보자를 낙마시킬 만한 결정적 ‘한방’을 날리지 못했다는 분위기 속에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의혹들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평가했다.

인사청문회 시작 전 야당 의원들은 홍 후보자의 검증자료 미제출로 거세게 몰아 붙였다.

야당은 홍 후보자가 과거 국회의원 시절 영상자료 등을 동원해 홍 후보자가 진땀을 흘리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하지만 여당은 개인정보인 만큼 간사가 합의를 통해 자료 열람으로 대처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홍 후보자 감싸기에 나서면서 큰 논란이 되지 않았다.

본격 질의가 시작되자 야당 의원들은 예상대로 청문회에서 홍 후보자 딸이 초등학교 때 외할머니로부터 건물 일부를 증여 받을 때 증여세를 줄이려 '쪼개기 증여'를 했다고 맹비난했다.

'쪼개기 증여'는 홍 후보자를 둘러싼 가장 큰 의혹이다. 홍 후보자 딸은 초등학교 때 홍 후보자의 장모로부터 서울 중구 충무로5가에 있는 상가 건물 일부(지분 4분의 1)를 증여받았다.

이에 야당은 개인당 10억원이 넘는 증여는 증여세를 40% 내야 하지만 홍 후보자 가족은 이를 피하고자 쪼개기 증여를 했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김기선 자유한국당 의원은 "입으로는 부의 대불림을 (비판)하면서 정작 자기는 상속이익을 챙긴다. 말따로 행동따로가 문제"라며 "그러고도 장관되겠다고 나서는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곽대훈 의원은 "후보자가 국회의원을 하고 시민단체 활동을 하면서 쪼개기 증여에 대해 문제제기를 많이하고 이에 대해 소득불평등을 심화시킨다고 했는데 말과 행동이 (다른) 내로남불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야당 의원들의 이 같은 질타에 대해 홍 후보자는 "증여세를 법적으로, 최대한 범위로 납부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제가 현직(국회의원)에 있어서 법을 지키는 한도 내 증여세를 내도 된다, 더 (세금)을 내게 해달라고 했다"고 적극 해명했다.

홍 후보자는 중학생 딸이 외할머니로부터 부동산을 증여받으면서 증여세를 납부하기 위해 홍 후보자 부인(엄마)과 2억원 이상의 채무관계를 맺어 편법증여 의혹을 받는 것도 해소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는 여러 의원들이 "지금이라도 2억5000만원 현금 증여로 해소할 수 있느냐"고 묻자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10일 열렸지만 야당의 공세에도 홍 후보자를 낙마시킬 만한 결정적 한방이 없이 무난히 진행됐다./사진=미디어펜


지난 1998년 '삼수, 사수를 해서라도 서울대에 가라'는 저서와 관련, 학벌 지상주의를 조장했다는 야당 의원의 지적도 있었지만, 홍 후보자가 "경위가 어떻게 됐든 잘못된 표현에 의해 상처를 받으신 분들이 있다면 이 자리를 빌어서 사과의 말씀을 올리겠다"고 고개를 숙이자 더이상 논란이 되지 않았다.

홍 후보자를 엄호했던 여당 의원들도 제기 된 의혹에 대한 충분한 소명이 이뤄졌다고 보고 정책질의에 집중했다. 일부 야당 의원들도 홍 후보자에 대한 공세보다는 정책질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소기업 기술탈취와 상생협력에 어떤 정책적 방안이나 대책을 가지고 있느냐"라고 정책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홍 후보자는 홍 의원 질의에 "벤처를 살려야 하는데 애로사항이 대기업들이 벤처기업 M&A(인수합병)를 하지 않는다"라며 "대기업이 손쉽게 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해서 M&A를 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현황을 파악해 보니까 기술 임취 제도란 좋은 제도가 있다"며 "그 제도를 활성화하고 대기업과 기술 관련 거래를 할 때는 중기부에 기술을 보관하도록 사전에 막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기부가 중소기업을 대변하고 (대기업에 대한) 대항권을 행사할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강훈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야당의 요란했던 예고편은 속빈 강정이었고, 후보자는 차분했다"고 말했다.

친문(친문재인)계 핵심인 김경수 민주당 의원도 "지금까지 나온 것으로만 보면 장관직을 수행하는 데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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