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정현(한국체대, 삼성증권 후원)이 ATP 투어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12일 오전(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 결승전에서 6번시드 정현(랭킹 54위)이 톱시드의 안드레이 루블레프(러시아, 37위)를 3-1(3-4, 4-3, 4-2, 4-2)로 꺾고 대회 정상에 올랐다.

넥스트 제너레이션은 21세 이하 랭킹 상위권 선수들이 모여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로 이번에 신설됐다. 정현은 자신의 ATP투어 첫 우승을 대회 초대 챔피언으로 장식한 것이다.

   
▲ 사진=정현 인스타그램


한국인 선수가 ATP 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1982년 포트마이어스오픈 이덕희, 2003년 아디다스인터내셔널 이형택 두 번뿐이었는데 정현이 14년 만에 우승 소식을 전하며 세 번째 기록을 남기게 됐다.
 
정현은 자신감을 갖고 결승전에 나섰다. 상대 루블레프는 랭킹 순위가 정현보다 높지만, 정현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도 완승을 거두는 등 세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이기며 강한 면모를 보였다.
 
첫 세트는 접전 끝에 정현이 패했다. 두 선수는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모두 지키며 타이브레이크까지 갔다. 정현은 백핸드 스트로크 실수에 이어 루블레프의 강한 서브를 막지 못해 첫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정현은 자신의 서비스 게임이었던 두 번째 세트 첫 게임도 내주는 등 게임 스코어 1-3으로 뒤져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이 때부터 '정현 타임'이었다. 끈질긴 수비로 루블레프의 실수를 유도하는 등 특유의 플레이가 살아난 정현은 여섯번째 루블레프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3-3으로 따라붙었다. 타이브레이크에서 첫 세트 패배를 만회한 정현은 세트 올을 만들며 반격을 시작했다.
 
세 번째 세트에서는 게임 스코어 2-2에서 5번째 게임을 정현이 따내며 승기를 잡았다. 루블레프는 실수가 잦아졌고 정현은 침착하게 위닝샷을 꽂아넣으며 세트를 따내 2-1로 역전에 성공했다.
 
네 번째 세트 들어 정현이 더욱 빠른 발놀림으로 루블레프를 몰아붙여 지치게 만들었다. 루블레프는 서비스마저 흔들리며 끌려가자 짜증을 내는 등 평정심을 잃었다.

상대가 빈틈을 보이자 정현은 더욱 적극적인 공격과 허를 짜르는 드롭샷 등으로 점수 차를 벌려나가 4세트에서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정현은 마음껏 환호했다. 

이번 대회에서 5전 전승으로 우승한 정현은 보너스 포함 총액 39만달러(약 4억 3천만원)의 상금을 손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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