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티웨이항공 등 취항 준비 착수
공급과잉 따른 운임하락 우려도 충분
[미디어펜=최주영 기자]최근 필리핀이 '항공자유화(오픈스카이)'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항공사들의 승객 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는 신규 취항이 방문객 수를 늘리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과잉 공급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하는 모습이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국~필리핀의 '항공자유화'가 이뤄지면서 새로 취항하는 항공사와 기존 항공사의 신경전이 예상된다. 저비용항공사(LCC)는 신규취항과 운항 확대로 시장 파이 늘리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며, 대형항공사들은 LCC와 가격 경쟁보다는 서비스와 운항 편수 확대로 고객 편의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연합뉴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일과 8일 한국-필리핀 항공회담에서 주 3만1500석으로 정한 운수권 쿼터를 해제함에 따라 마닐라를 제외한 노선에 무제한 운항이 가능해졌다. 또 현재 1만2000대 수준인 마닐라 노선 공급을 2만대로 늘어났다.

항공사들은 이미 동계스케쥴 편성을 완료해 당장 정기편을 투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임시편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 마닐라 노선 공급이 늘어남에 따라 기존 취항 노선을 증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미 진에어는 12월25일을 목표로 2015년 중단한 칼리보 노선 재운항을 예고했으며, 티웨이항공과 에어서울, 기존 필리핀 취항 경험이 없는 이스타항공 역시 올해말~내년초 신규 취항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스타항공까지 필리핀에 취항하게 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를 비롯한 국적 LCC 6개사 모두 필리핀 노선을 잇게 되는 셈이다. 

관련업계는 수년 전 6개 항공사가 치열한 접전을 펼쳤던 괌, 나리타를 떠올리고 있다. 2013년 이전까지 나리타 노선은 대한항공, 아시아나(에어부산)의 단독 취항지였지만 항공자유화 협정체결로 다른 LCC들이 공급을 늘리면서 운임료가 대폭 낮아졌다. 

이러한 영향으로 대형항공사들은 LCC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가격을 내릴수 밖에 없었다. 아시아나의 경우 단독 운항하던 일본 오키나와 노선에 다른 LCC가 취항하자운임이 비교적 저렴해져 노선경쟁력도 낮아진 상황이다.

필리핀도 항공자유화 지정에 따른 노선 공급 확대로 운임 경쟁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과거와 다른점이 있다면 필리핀은 대형항공사의 단독 노선이 아니라 이미 진출해 있는 사업자가 많기 때문에 과거보다 출혈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모든 항공사가 진입할 수 있다는 점은 단가측면에서 대형항공사에게 불리할 수도 있지만 시장 경쟁이 촉진되면 방문객 수요가 늘어나 결국 '일장일단'이라고 본다"며 "시장이 뜨거워지면 대형사와 LCC모두 장사가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아시아나는 베트남 다낭 노선에 LCC가 많이 들어오면서 전체 수요가 늘어나자 작은 비행기가 뜨던 노선에 큰 비행기를 투입했다. 늘어나는 공급량에 맞춰 수요가 확대되면서 보다 합리적 기재운용이 가능해진 것이다.

   
▲ 한국-필리핀 노선 취항사별 운항현황 /자료=국토부 제공


또 필리핀에 아직 발굴되지 않은 신규 노선이 많다는 점도 호재가 예상되는 부분이다. 필리핀은 보라카이, 세부 등 7107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곳이므로 마닐라·세부·보라카이 노선 외에 아직 알려지지 않거나 개발되지 않은 노선도 많다.

최근 항공사들이 취항을 시작한 클락 노선 외에도 수빅·다바오·일로일로 등 다수의 신설된 국제공항이 있다는 점에서 신규시장을 누가 먼저 선점할 지도 관심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필리핀 내 아직 알려지지 않은 지역이 여행지로 개발된다면 관광이 활성화될 것이고 이는 다시 항공사 연계 노선과 시너지가 예상되는 부분인 만큼 항공사들이 예의주시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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