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축구대표팀이 일단 위기를 벗어났다.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를 꺾으며 승리에 목말랐던 축구팬들에게 모처럼 시원한 사이다를 선사한 것. 이제 그 기세를 이어가 동유럽의 난적 세르비아를 상대로 2연승에 도전한다. 

한국은 지난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평가전에서 손흥민의 두 골 활약과 조직적인 플레이를 앞세워 2-1로 이겼다. 지난 8월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2무2패에 부진에서 벗어나 5경기 만에 처음 전한 승리 소식이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이제 한국대표팀은 14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세르비아와 11월 A매치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세르비아 역시 한국이 이기기 쉽지 않은 팀인 것은 분명하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38위로 유럽 팀치고는 그리 높지 않지만 62위 한국과의 격차는 크다. 러시아 월드컵 유럽예선에서는 D조에 속해 아일랜드, 웨일스, 오스트리아 등 만만찮은 상대들을 따돌리고 조 1위로 본선행 티켓을 따낸 동유럽의 복병이다. 한국에 오기 전 중국대표팀과 평가전을 가져 2-0으로 완승을 거두기도 했다.

한국대표팀은 일단 콜롬비아전 승리를 통해 바닥에 떨어졌던 분위기를 살려내는 데 성공했다. 단순히 이겼다는 사실보다는 경기 내용 면에서도 최근 지지부진했던 공격과 수비가 모두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 기대감이 커졌다.

이번 세르비아전을 맞는 신태용호에 주문할 것은 단 하나다. 콜롬비아전처럼만 하라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한국대표팀은 콜롬비아전에서 4-4-2 전형으로 재미를 봤다. 이런 전술이 완성단계라고 볼 수는 없지만, 몸에 맞는 옷을 찾았다면 그 장점을 최대한 살려나가는 것이 월드컵 본선 대비를 위해 필요해 보인다.
 
한국대표팀은 공격의 핵인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최상인지 콜롬비아전에서 확인했다. 한 박자 빠른 슈팅 타이밍을 갖췄고, 문전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당황하지 않고 최소 슛 시도로 플레이를 마무리하는 것이 손흥민의 플레이 스타일이다. 즉 손흥민이 이런 자신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여건을 동료들이 만들어주기만 하면 된다.

콜롬비아전에서는 이근호가 손흥민과 투톱으로 짝을 이뤄 효과적으로 상대 수비를 허물어트렸다. 좌우 날개로 나서 활발하게 뛰어다닌 권창훈 이재성의 활약도 든든한 뒷받침이 됐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성용과 함께 고요한을 기용한 것도 잘 맞아 떨어졌다. 고요한이 상대 주포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찰거머리처럼 따라다니며 콜롬비아 공격의 혈을 막자, 기성용은 보다 자유스럽게 빌드업 작업을 하면서 경기 조율을 할 수 있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수비에서는 후반 세트피스 상황에서 문전 쇄도하는 상대 선수를 놓쳐 한 골을 내주긴 했지만 이전 경기들과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김진수와 최철순이 좌우 풀백으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고, 장현수와 권경원이 지킨 중앙수비도 안정감을 되찾았다.

어떤 전형에 어떤 선수를 기용하는지도 중요하지만, 콜롬비아전에서 얻은 더욱 소중한 교훈은 선수들이 태극마크에 걸맞은 정신력을 발휘할 때 조직력도 살아나고 경기 내용도 좋아진다는 것이다. 역습 과정이나, 볼을 빼앗겨 수비로 돌아설 때 전체 선수들의 움직임이 빠르고 정확했다. 한 번 해보자는 의지가 몸짓에서 드러나 콜롬비아에 밀리지 않았고, 한 발이라도 더 뛰려는 자세가 좋은 결과로 나타났다. 
   
신태용호가 세르비아전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어낸다면 러시아 월드컵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질 수 있다. 어떻게 할 것인지, 모범답안은 콜롬비아전에서 이미 작성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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