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관심을 모았던 황재균(30)의 행선지가 정해졌다. 소문대로 황재균이 kt 위즈 유니폼을 입게 됐다.

kt 구단은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내야수 황재균과 계약기간 4년에 계약금 44억원, 연봉 44억원 등 총액 88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시즌 후 FA 자격을 획득해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하며 미국으로 진출했던 황재균은 1년만에 국내 유턴했는데, 새 둥지를 kt에 틀었다. 

   
▲ 사진=kt 위즈


황재균이 국내 복귀를 선언하자 원 소속팀이었던 롯데 외에 거포형 3루수 자원이 필요한 LG, 그리고 미국 진출 이전부터 황재균에게 눈독을 들였던 kt가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LG와 계약 합의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계약 발표가 늦어지면서 kt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커졌다. 결국 kt가 1년의 기다림 끝에 황재균을 품는 데 성공한 셈이다.  

황재균은 2006년 2차 3라운드로 현대(넥센의 전신 격)에 입단해 2010년 롯데로 트레이드됐다. 롯데에서 그는 주전 3루수이자 중심타자로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며 국가대표로도 선발돼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2015년 프리미어12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지난해에는 롯데 소속 국내 선수로는 최초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며 호타 준족을 과시하기도 했다.

황재균이 KBO리그 통산 11시즌 동안 거둔 성적은 1천184경기 출전, 타율 2할8푼6리, 115홈런, 594타점. 리그 정상급 3루수인데다 한 방을 갖춘 꾸준한 타격감을 자랑했다.

kt가 황재균을 영입한 이유는 명확하다. 임종택 kt 단장은 "황재균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중장거리 내야수이며 특히 2016시즌에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는 등 전성기에 접어드는 선수여서 우선 영입 대상에 올려놨던 선수"라며 "팀의 취약 포지션인 3루수 보강 및 중심 타선에서의 활약을 기대하며 고참급 선수로서 젊은 선수들의 본보기가 돼 주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팀의 기대대로 황재균은 kt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 주전 3루수로 뛰며 좋은 타격을 하는 것은 기본. 무엇보다 kt가 단골 꼴찌에서 벗어나 순위 상승을 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제10구단 막내팀으로 2015년 1군리그에 뛰어든 kt는 올 시즌까지 3년 연속 최하위 10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외국인선수들의 부상 또는 부진, 젊은 선수들의 더딘 성장 등 여러 요인이 있었지만 당장 타선의 핵심이 돼줘야 할 확실한 대어급 선수가 없었다. 그간 유한준 박경수 등 베테랑 FA 선수들을 영입했으나 무게감 면에서 황재균과는 차이가 있다.

이번 FA 시장에서 내야수 최대어라 할 수 있는 황재균을 kt가 영입함으로써 1군리그 참가 4년째를 맞는 2018시즌에는 뭔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토대 하나는 마련한 셈이다.  

황재균은 "프로 데뷔했던 현대 유니콘스의 연고지였던 수원에서 다시 뛰게 되니 초심으로 돌아간 느낌"이라면서 "kt가 한 단계 도약하는 데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kt는 황재균 영입으로 일단 이번 FA시장에서 발을 빼고 외국인선수 계약 등을 통해 전력을 보강하며 다음 시즌을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kt는 황재균의 손을 잡고 탈꼴찌를 위한 출발선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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