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밤도깨비'가 좀 독특한 게스트와 2주를 함께했다. 예능 프로그램과는 거리가 먼 타이거JK가 밤도깨비들과 어울렸다. 그런데 '재미'라는 예능의 본분도 잊지 않았고, 힙합 대부의 무대 위 카리스마와는 다른 새로운 면모도 엿볼 수 있었다. 

12일 방송된 JTBC '밤도깨비'에서는 그 전 주에 이어 타이거JK와 함께한 '서울 완전치기'가 그려졌다.

처음 '밤도깨비'를 찾았을 때 타이거JK는 상당히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재미와는 무관한 자신이 혹여 '민폐 게스트'가 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밤도깨비 멤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조금씩 자신을 내려놓고 말문도 트여갔다.

   
▲ 사진=JTBC '밤도깨비' 방송 캡처


이날 방송에서는 서울의 핫플레이스 중 한 곳으로 한강으로 보트를 타러 갔다. 타이거JK와 멤버들은 서로의 삶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고, 타이거JK는 아들 조던 얘기를 하는 등 더 친하게 멤버들에게 다가섰다.

JTBC 방송국 앞에서 1등으로 출근하는 직원을 기다리고, 다음날 새벽 맛집을 1등으로 찾아가기 위해 밤을 샐 때 타이거JK는 인간적인 매력을 대방출했다. 

그가 머리를 길게 기르는 이유를 털어놓을 때는 가슴이 찡했다. "암 투병하다 돌아가신 아버지와 추억이 담겨있는 게 머리카락뿐이라 계속 길렀다. 그러나 오늘 힐링을 해서 머리를 자르기로 결심했다."

그가 게임에 열심히 참가할 때는 동네 형님같은 면모로 멤버들뿐 아니라 시청자들과도 더욱 가까워졌다. 신발 물에 빠트리기 게임에서 성공해 기뻐할 때는 천진난만했다. 상대편이 '123'과 같은 잘 모르는 게임을 제안했을 때 자기 때문에 분위기가 깨질까봐 "그냥 하자. 해서 지면 된다"고 말할 때는 선한 맏형 모습 그대로였다. 팀이 게임에 져 찬물 입수 벌칙을 받을 때는 자원해서 나서 긴머리에 찬물을 뒤집어쓰며 좋은 그림(?)으로 예능인 역할에 충실하기도 했다.

다음날 새벽 사당동의 유명 맛집인 김밥집을 찾았을 때 타이거JK는 길거리에 앉아 김밥 한 줄 먹으면서도 즐거워하며 정형돈, 이홍기와 진심어린 대화를 나눴다. 그는 "만약 민폐가 되면 어떡하지 걱정했는데,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힐링이 됐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안해도 다 들어주는 것 같았고, 심리상담을 받는 느낌이었다. 많은 걸 받아가는 프로그램"이라고 예능 프로그램 나들이를 한 소감을 밝혔다. 타이거JK가 받은 힐링은 시청자들에게도 나눠졌을 것이다.

각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 경쟁이 치열하다. 그 중에서도 '관찰 예능'이 대세를 이룬 가운데 게스트 모시기로 재미를 보는 프로그램이 많다. 기존 고정 출연진으로 속칭 '뽑아낼 것 다 뽑아내'고 나면 게스트에 기대 새로운 볼거리, 얘깃거리를 찾기도 한다. 

'밤도깨비'도 마찬가지 사정일테고, 타이거JK도 그런 의미의 게스트 중 한 명이다. 차별점은 타이거JK가 예능에서 잘 보기 힘든 캐릭터여서 신선했다는 것. 하지만 '예능 초보'로 화제가 될 만한 인물 한 명 데려다놓는다고 해서 다 성공적인 그림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제작진, 기존 출연자들이 어떤 접근 방법으로 얼마나 준비를 하며, 게스트와 조화를 이루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갈릴 것이다.

이번 '밤도깨비' 타이거JK 편은 예능 프로그램이 게스트를 활용하는 하나의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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