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올해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신태용호가 오늘(14일) 오후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세르비아와 격돌한다.

축구팬들은 지난 10일 한국-콜롬비아전을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지켜봤다. 워낙 '못하는 경기'만 해온 대표팀이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FIFA 랭킹 한국 62위-콜롬비아 13위)를 상대로는 또 얼마나 졸전을 펼칠 것인지 걱정부터 앞섰다.

하지만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 손흥민의 두 골 활약과 끈끈한 조직력으로 2-1 승리를 거뒀다. 신태용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후 2무 2패 끝에 5경기 만에 첫 승 소식을 전한 것이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침체된 분위기를 털어내고 자신감 회복의 계기를 만든 한국대표팀. 이제 동유럽의 복병 세르비아전만 잘 치르면 상승세 분위기를 타고 안정적으로 내년 러시아 월드컵 준비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된다. 

한국 대표팀은 전통적으로 유럽축구에는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신장이 크고 체격조건이 좋은 유럽 선수들과 상대할 때 힘과 스피드에서 밀리곤 했다. 

촘촘하고 조직적인 수비로 세르비아의 공세를 막아내야 승산이 있다. 그래도 이기기 위해서는 골을 넣어야 하고, 공격의 선봉장은 역시 손흥민이다.

콜롬비아전에서 손흥민은 두 차례나 골맛을 봤다. 대표팀 경기에서 1년 동안 골을 못넣고 있던 손흥민은 지난달 10일 모로코전 페널티킥 골에 이어 콜롬비아전 두 골로 쾌조의 골 감각을 과시했다.

손흥민이 콜롬비아전 멀티골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대표팀의 달라진 '손흥민 활용법' 결과이기도 했다. 이전까지 손흥민은 좌측 날개나 원톱 등으로 기용됐지만 개인기에 의한 나홀로 돌파와 슛이 한계에 부닥쳐 고민이 컸다. 상대팀이 손흥민을 고립시키거나 차단하면 한국 공격도 막혔다.

하지만 콜롬비아전에서 손흥민은 이근호와 투톱으로 짝을 이뤄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마치 소속팀 토트넘에서 손흥민을 주포 해리 케인과 함께 최전방에 배치해 효과를 보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부지런한 이근호가 전방위로 뛰어다니며 콜롬비아 수비를 흔들고 끌어내자 손흥민으로 향하는 패스의 질도 좋아졌고 손흥민은 한결 수월하게 골 사냥에 집중할 수 있었다. 

세르비아전에서도 손흥민은 이근호와 투톱으로 나설 전망이지만, 신태용 감독이 유럽팀 상대 해법을 찾기 위해 정통 최전방 공격수인 이정협을 내세워 손흥민과의 호흡을 점검할 가능성도 있다. 또 손흥민을 아예 원톱에 배치해 좌우 측면 돌파에 의한 크로스, 전진패스 등으로 손흥민에게 집중적으로 슛 찬스를 만들어주는 전술도 시도해볼 수 있다.

대표팀이 어떤 형태의 공격 전술을 구상하든 에이스 손흥민에 대한 의존도는 여전할 것이다. 골 감각이 무르익은 손흥민이기에 직접 해결사로 나서 골 욕심을 부려볼 만하다. 손흥민이 세르비아 수비진의 집중 견제를 받는다면 시선을 자기 쪽으로 유도하면서 동료들에게 공간을 열어줄 수도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아시아선수 최다골 기록을 세우며 손흥민은 절정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확고한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은 다시 한번 무거운 책임감을 어깨에 지고 세르비아전 공격 선봉에 선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