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조현우(26, 대구FC)가 한국대표팀 골키퍼 주전 경쟁에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조현우는 14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세르비아와 대표팀 평가전에서 골문을 지켰다. 조현우의 A매치 데뷔전이었다. 현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인 김승규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해 조현우에게 선발 출전 기회가 주어졌다.

우려가 컸다. K리그 무대에서 조현우의 실력은 정평이 나 있고 대표팀에도 꾸준히 선발되기는 했지만 아직 A매치에 나선 적이 없었다. 큰 경기 경험 부족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조현우는 준비된 국가대표였다. 이날 세르비아전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침착하게 한국 골문을 지켰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조현우의 활약이 특히 눈에 띈 장면은 전반 27분 위기 때였다. 한국 수비진이 세르비아의 공세에 흔들렸다. 장현수가 가운데로 넘어본 공중볼을 헤딩으로 걷어낸 것이 멀리 가지 못하고 세르비아 선수 쪽으로 향했고, 다급해진 기성용이 반칙을 범해 세르비아에게 프리킥이 주어졌다.

위치가 대단히 위험한 곳이었다. 페널티 지역을 살짝 벗어난 정면 아크 쪽이었다. 세르비아의 라이치가 키커로 나서 골문 좌측 상단 쪽으로 강하고 정확한 슛을 날렸다. 거의 실점에 가까운 장면. 조현우가 몸을 날려 이 볼을 밖으로 쳐냈다. 슈퍼세이브였다.

조현우의 활약으로 전반을 0-0으로 마칠 수 있었던 한국은 후반 17분 라이치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다. 역습을 당하는 상황에서 수비 전형을 채 갖추지 못해 완벽한 1대1 찬스가 라이치에게 주어졌고, 조현우로서도 어쩔 수 없는 실점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2분 뒤 구자철이 영리한 플레이로 문전에서 반칙을 얻어내 페널티킥 찬스를 잡았다. 구자철이 직접 키커로 나서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후 한국의 공격력이 살아나면서 세르비아의 공세가 주춤했고, 특별히 위기 상황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조현우는 수비수들과 호흡을 맞춰가며 백패스 플레이 때도 안정적으로 볼을 다루는 등 끝까지 제 역할을 다했다. 경기는 그대로 1-1 무승부로 끝났다.

조현우는 이번 세르비아전으로 강력한 눈도장을 찍었다. 내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 대표팀 발탁 가능성도 높였다. 김승규 등 대표팀 수문장 경쟁자들이 조현우로 인해 바짝 긴장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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