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러시아 총리에 TSR 이용 허가 요청
러시아 1위 현대차, 시장점유율 확대 박차
[미디어펜=나경연 기자]현대자동차가 문재인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에 힘입어 러시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문 대통령은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와의 회담에서 현대차를 직접 언급하며 '시베리아횡단열차(TSR)' 이용 허가를 요청했다. 

   
▲ 문재인 대통령 사진./사진=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통관 절차 간소화와 열차 확보 등을 추가 주문하며 현대차의 투자 특혜 계약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당부했다.

현대차는 지난 2008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현지 공장에 4억달러 규모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고, 2018년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시베리아횡단열차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 항만, 도로에 비해 운송비가 저렴해지기 때문에 러시아 시장 공략에 더 유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그동안 러시아 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 2015년 세계 유가 하락과 미국의 경제보복으로 러시아 경제가 침체됐을 때 시장에서 철수하는 글로벌 업체들과 달리 투자와 마케팅을 지속했다. 

지난해 8월 정몽구 회장은 러시아 공장을 방문해 "러시아 시장에 기회는 다시 올 것"이라며 "어려움이 있어도 러시아 시장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러시아 시장에 대한 집념을 보인 바 있다. 

   
▲ 작년 8월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이 러시아 공장을 방문해 크레타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시장이 침체기일 때 제품력을 강화하고 기업 이미지를 높여 향후 회복세에 접어들면 시장 주도 브랜드가 되겠다는 정 회장 전략이 실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유럽기업인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러시아 시장에서 기아차와 현대차 판매량은 각각 1만7407대, 1만5712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11% 증가했다.

올 10월까지 기아차 '리오'의 누적 판매량은 8만2311대로 전체 러시아 내 판매 1위 국민차로 자리잡았고, 지난 8월 신형 리오를 출시하며 판매에 가속도가 붙었다.

현대차의 '쏠라리스'와 '크레타' 누적 판매량은 10만2022대로 현지 1위 업체 라다(LADA)의 누적 판매량 13만7180대에는 못 미치치만, 현대·기아 판매량을 합산하면 라다를 훌쩍 뛰어넘는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이 전년 동기 대비 10%이상 성장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는 러시아 시장 점유율 확보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미 기아와 현대 두 브랜드의 지난 10월 점유율은 각각 11.7%, 10.6%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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