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바른정당과의 ‘중도통합론’으로 촉발된 국민의당 내홍이 안철수 대표에 대한 불만으로 번져가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국민의당은 오는 21일 당의 진로를 결정하는 일명 ‘끝장토론’을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당 지도부와 호남계 의원들 간 갈등의 원인인 정체성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될 전망이다.

지도부와 호남계의 의원들 간 갈등의 시작은 안 대표가 두 달여 전 바른정당과의 통합논의를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국민의당 호남계 의원들은 당원들이 배제된 지도부의 일방적인 통합 드라이브에 불만을 품으며 대립각을 세웠다.

국민의당 일각에선 안 대표가 통합논의와 지역위원장 일괄사퇴를 요구하는 등 제왕적 정당 운영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한 호남계 의원은 “안철수 대표가 당을 어디로 인도하는지 모르겠다”며 “이대로라면 국민의당은 얼마 못가 분산될 수 있다”며 안 대표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또 국민의당 고위 관계자는 “안 대표는 통합에 대해 당원들과 논의 했다고 하겠지만 당내에선 안 대표가 의원들에게 통보하는 식으로 하는 소통은 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면서 “오랫동안 다른 집 살림을 하던 바른 정당과의 통합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안 대표가 당내 반대 의견을 무시하고 계속 해서 통합을 진행 할 경우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함께 하지 못할 것”이라고 안철수 대표를 향해 경고장을 날렸다.

국민의당 한 당직자는 “지금 안 대표의 고집 보다 당의 운명이 더 중요하다. 하루 속히 당을 재 정비해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국민의당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이어 “만약 호남계 의원들이 탈당 한다면 당직자들도 함께 나갈 용의가 있다”며 “탈당으로 춥고 배고픈 시절을 격어도 좋다 나부터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3일 바른정당이 유승민 신임 대표체제로 변경하면서 국민의당과 통합 분위기가 재점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향후 끝장토론에서 이에 관한 당내 격렬한 논쟁이 오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치권은 오는 21일 토론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위한 당의 향후 노선이 결정되는 만큼 당내 갈등 수습을 봉합하고 방향에 합의점을 찾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반면 그간 깊어진 감정의 골이 원만하게 수습될 수 있을지 우려 또한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 바른정당과의 ‘중도통합론’으로 촉발된 국민의당 내홍이 안철수 대표에 대한 불만으로 번져가고 있는 모양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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