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정지원 신임 한국거래소(KRX) 이사장이 취임 3주차를 맞고 있는 가운데 ‘코스닥 활성화’ 등 나름의 혁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러나 정 이사장에 대한 노조의 반발이 여전한 데다 까다로운 과제가 워낙 많아 향후 항로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지원 이사장은 이번 주로 취임 3주차를 맞고 있다. 지난 1일 거래소 부산본사에서 이사장 취임식을 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이사장직에 오른 그에 대해서는 여전히 평가가 갈린다. 일단 노조의 반발이 여전히 존재한다.

   
▲ 정지원 한국거래소 신임 이사장이 지난 2일 취임식을 위해 부산 남구 문현동 국제금융센터(BIFC)를 찾았지만 노조의 저지로 입장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조 측은 이번 이사장 인사가 거래소의 쇄신을 위해 아주 중요한 국면으로 보고 있었다. 이는 전임 정찬우 전 이사장이 이전 정권 비리수사에 연루되면서 임기 1년을 못 채우고 불명예 퇴진한 것과도 관련이 있다.

노조 측 한 관계자는 “정찬우 전 이사장의 경우 취임 당시부터 낙하산 논란이 있었는데 결국 정권과의 유착관계 때문에 문제가 됐다”면서 “차기 이사장만큼은 정권보다는 정확히는 거래소에 관련이 깊은 인사여야 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거래소 안팎에서는 이번 이사장 인사만큼은 거래소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공채를 거쳐 오랫동안 거래소에서 근무해 온 인사들의 하마평이 설득력 있게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또 다시 낙하산’이었다. 심지어 공모과정마저 석연치 않은 구석에 있었다. 거래소는 이번 공모과정에서 이례적으로 공모기간을 연장한바 있다. 지원자가 없었던 것도 아닌데 공모연장이 단행된 점에 대해서는 정부가 원하는 인사를 추가로 지원시키기 위한 ‘공작’이 있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공모연장 과정에서 당초 유력 후보로 언급됐던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은 돌연 사퇴하고 그 이후부터 정지원 이사장이 유력후보로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장 자리가 최흥식 현임 원장에게 돌아가게 되면서부터 ‘스텝’이 꼬였다는 얘기가 많다”면서 “결과적으로 적폐청산을 부르짖는 이번 정부의 금융권 인사 또한 낙하산으로 얼룩지고 말았다”고 개탄했다.

잡음과 갈등 속에서 2020년까지 임기를 수행해야 하는 정지원 이사장 앞에는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 놓여 있다. 정찬우 전 이사장이 결국 실기(失期)하고 말았다는 평가를 듣는 지주사 전환 등은 노사갈등 이슈이기도 해서 접근이 상당히 까다로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지원 이사장이 거래소 관련 이슈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왔을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우려는 더욱 깊어만 지고 있다.

취임 3주차에 접어든 정지원 이사장은 일단 ‘코스닥 활성화’라는 과제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취임 직전부터 “코스닥 시장의 활성화가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던 정 이사장이 내놓을 코스닥 시장 육성 방안에 따라 투자업계의 분위기 또한 크게 변화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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