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위원회' 회장사 취임 등 행보 활발
평창올림픽·CES 등 글로벌 무대서 조명기대
[미디어펜=최주영 기자]현대자동차가 세계 수소위원회 회장사로 선정되며 미래 수소에너지 선점에 나선 가운데 다른 경쟁사들도 수소차 개발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어 앞으로 각축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무대서 '차세대 수소차'의 신기술을 공개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현대차는 세계적인의 관심이 몰리는 올림픽을 통해 미래 자동차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이번 무대에서 FCEV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버스를 이용한 자율 주행 서비스를 선보인다. 차세대 수소전기차는 전기동력시스템, 수소연료전지시스템 등 현대차가 쌓아온 각종 첨단 기술이 집약된 차량으로 주요 신기술도 함께 공개된다.

현대차는 올 초부터 국토교통부로부터 허가를 받아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 주변 도로에서 진행 중이던 자율주행 테스트도 지난달 마무리했다. 

강원도 지형 특성상 언덕길과 내리막길이 많고, 올림픽 개최 시기가 2월초인 만큼 눈길 위 도로주행을 해야 하는만큼 혹독한 테스트 조건을 거쳐 기술완성도를 최상위급으로 높이기 위한 준비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

현대차는 올해 별도로 '수소연료+자율주행차' 구현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만큼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진가를 발휘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최근 '제2차 수소위원회 총회'에서 현대차가 회장사 역할을 맡아 다임러, BMW, 아우디 등 완성차와 에너지 업계 글로벌 기업들과 수소에너지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하게 된만큼 책임감 또한 막중해졌다.

양웅철 부회장은 취임사에서 "수소 사회가 도래하면 전 세계 자동차 4~5대 중 1대는 수소전기차가 될 것"이라며 "수소는 수송 분야 외에 원료, 발전, 산업에너지 등 전 분야에서 핵심 에너지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는 회장사 취임 자리에서 내년 초 국내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출시될 차세대 수소전기차도 공개했다. 

완성차업계는 수소차의 가능성과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오는 2050년 수소와 관련된 산업 분야에서 연간 2조5000억달러의 시장 가치가 창출되고, 30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50년 수소에너지가 전체 에너지 수요량의 18%를 담당하며, 이를 바탕으로 이산화탄소가 매년 60억톤 가량 감축될 것으로 봤다.

특히 수소전기차는 전체 차량의 20~25% 비율을 차지할 전망이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기술개발과 양산차 생산에 발빠르게 나서는 이유다.

현대차는 수소차의 기술력으로는 글로벌 업체들 중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각자 기술협력을 통한 개발 및 양산에 속속 돌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 왼쪽부터 현대자동차 양웅철 부회장, 에어리퀴드 베누아 포티에 회장, 도요타 우치야마다 회장. /사진=현대차 제공


일본 토요타(미라이)와 혼다(클라리티)를 중심으로 수소차 개발이 활발하다. 양사는 혼다는 포드와, 토요타는 BMW와 각각 얼라이언스를 체결한 후 수소차 개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리스 형식으로 일반 판매를 진행 중인 토요타는 올해 수소차 생산량을 3000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혼다는 지난해 북미와 유럽 시장에 클라리티를 선보인데 이어 판매망을 확장하는 중이다.

자동차 종주국 독일도 수소차 양산에 본격 뛰어들면서 판이 커질 전망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LC를 바탕으로 개발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방식의 수소차의 첫 양산형 모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다임러는 아울러 현재 쉘, 에어리퀴드, 린데그룹, OMV, 토탈 등 독일 기업체와 합작 투자를 통해 H2모빌리티(H2 Mobility)를 설립해 독일 내 수소충전소 설치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컨소시엄은 오는 2017년까지 충전소 140기, 2023년까지 432기 구축 예정이다.

현대차는 독일에서 카셰어링 방식으로 수소차 50대를 공급했고, 프랑스에서는 택시업체를 통해 5대를 운영 중이며 1년 안에 70대를 추가할 예정이다.

아직 일반 판매망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한 한국과 달리 독일과 일본 업체들은 현지 인프라가 국내보다 풍부하며 정부 차원의 재정 지원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브랜드가 양산한 미라이와 클라리티, 벤츠의 차세대 모델 모두 현대차의 투싼ix FCEV(415㎞)보다 주행거리가 100㎞ 이상 길기 때문에 현대차 입장에선 만만치 않은 경쟁자를 만났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오는 2018년에나 1회 충전으로 60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2세대 수소차를 선보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벤츠와 토요타 등 다른 글로벌 기업들은 자국의 수소차 양산 및 개발에 대한 재정적 뒷받침이 튼실하지만 아직 국내는 그렇지 못해 기술력 부문에서는 앞서가더라도 양산이나 가격책정등 현실적 부분에서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는 글로벌 수소위원회 회장사로 취임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오는 2018년 초 세계 무대에서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을 여과없이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