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삼성의 새로운 중심타자이자 한국 프로야구 차세대 주역인 구자욱에게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은 씁쓸할 기억으로 남게 됐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APBC 결승전 일본과의 맞대결에서 0-7로 졌다. 마운드도 불안했고, 타선도 단 3안타로 침체해 일본에 모든 면에서 밀리며 당한 완패였다. 

이번 대표팀 타선에서 특히 실망감을 안긴 선수는 주장을 맡았던 구자욱이었다. 구자욱은 3번 중심타선에 포진했지만 대회 3경기에서 안타 하나도 못 때려내고 철저히 침묵했다. 16일 일본과 예선 첫 경기 5타수 무안타, 17일 대만전 3타수 무안타, 그리고 다시 만난 일본과 결승전에서도 역시 4타수 무안타로 부진이 계속됐다.

   
▲ 사진=KBO 페이스북


구자욱이 중심타선에서 기본적으로 자기 몫만 해줬다면 대표팀 분위기는 확 달라졌을 지 모른다. 구자욱 타순에서 공격의 맥이 끊긴 경우가 많았다. 4번타자 중책을 맡았던 김하성(넥센)이 일본과 두 경기에서 9타수 3안타로 제 역할을 해낸 것과도 비교가 됐다. 

일본과의 결승전을 중계한 SBS스포츠에는 누구보다 구자욱을 잘 아는 이승엽(전 삼성)이 특별 해설위원으로 참여했다. 이승엽은 자신의 후계자로 꼽히는 구자욱의 타격 부진을 몹시 아쉬워하면서 지나친 부담감에 평소와는 다른 구자욱의 타격폼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국이 일본과의 예선전에서 역전패를 당한 데 이어 결승전에서는 맥없이 패하자 야구팬들은 전혀 활약을 못한 구자욱을 향해 곱지않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승엽이 해설을 하면서 강조한 것처럼, 이번 APBC에 참가한 대표팀은 한국야구의 미래다. 내년에는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2020 도쿄올림픽도 기다리고 있다. 한국은 일본과 다시 만날 것이고, 구자욱을 포함해 이번 대회에 출전했던 선수들이 주축이 돼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등을 치러야 한다.

패배를 통해 얻은 경험도 선수의 발전에는 중요한 자산이 된다. 구자욱이 다음 국제대회에서는 '이승엽의 후계자'다운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고 또 그렇게 해내야 한다. 구자욱은 도쿄돔에서 3경기를 치르며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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