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화 이글스에서 뛰었던 김원석(28)이 방출됐다. 편리하면서도 경우에 따라서는 독이 될 수 있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의 폐해가 낳은 씁쓸한 사례다.

한화 구단은 20일 김원석의 방출을 결정했다. 김원석이 SNS를 통해 팬으로 추정되는 지인과 나눈 대화가 문제였다. 김원석은 '사적인 공간'이라는 울타리를 빌어 감독, 코치, 팀, 치어리더, 팬, 문재인 대통령, 구단연고지(충청도) 등을 전방위적으로 비하하고 욕했다.

   
▲ 사진=한화 이글스 홈페이지


김원석의 이런 SNS 대화 내용이 알려지며 논란이 확대되자 한화는 서둘러 방출 조치했다. 한화 구단은 "사적 공간인 SNS 개인 대화일지라도 부적절한 대화내용이 유포된 만큼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방출 이유를 밝혔다. 개인적인 문제라고는 하지만 사안 자체가 심각해 여론이 좋지 않고, 프로야구 전체의 품위를 해쳤다는 것이 중징계를 내린 배경이다.

프로야구 선수의 '품위'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프로야구 선수가 사회적 물의를 빚어 지탄 또는 징계를 받거나 아예 유니폼을 벗는 경우는 드물지 않게 있었다. 과거에는 주로 음주운전, 폭행, 불법 도박 등이 문제를 일으켰다. 

최근에는 SNS 때문에 논란을 일으키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kt 포수 장성우는 여자친구와 주고받은 메시지에서 프로야구 동료와 치어리더, 팬들을 모욕하는 내용을 적었다가 법정까지 갔고 50경기 출장 정지라는 구단 자체 징계도 받았다. KIA 윤완주, 두산 최주환도 SNS상에서 사회 통념상 부적절한 의사 표현을 했다가 지탄을 받고 사과했다.

여기서 두 가지 경우의 차이점을 짚어보자. 음주운전이나 폭행, 도박 등은 프로야구 선수건 일반인이건 절대 해서는 안되는 일이며 적발되면 그에 따른 처벌도 받는다.

SNS상에서 벌어지는 비난이나 욕설, 명예훼손 등은 조금 차이가 있다. 물론 이런 행위 자체는 지탄받을 일이지만 그에 따른 책임 면에서는 아직 논의가 진행 중이다. 사적인 공간에서 자유롭게 개인적인 의사 표현을 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어 고의로 특정인의 명예를 떨어뜨리거나 피해를 입힌 경우가 아니라면 처벌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럼에도 김원석은 SNS 논란으로 선수 생명이 중단될 수 있는 강력한 징계를 받았다. 프로야구 선수는 '공인'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정치가, 연예인, 문화계 인사 등과 마찬가지로 스포츠 선수들도 공인에 해당한다. 프로야구 선수는 단순히 그라운드에서 던지고 치고 달리는 것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언행 하나하나가 주목받는 위치에 놓여 있다. 바로 이런 공인의 성격 때문에 '품위'를 지켜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고, 품위를 해치는 언행을 했을 때는 제재가 가해지는 것이다.

SNS로 논란이 되는 사례를 흔히 접하면서도 또 김원석 같은 경우가 나온 것을 보면 아직도 이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듯하다.

김원석은 이미 방출의 아픔을 겪어봤고, 현역 군 복무와 독립구단 생활을 딛고 주전급 1군 선수로 성장한, 스토리가 있는 선수다. 어렵게 올라선 자리에서 자기 발전을 위해 더 노력할 시간을 SNS에서 개인적인 불만을 토로하는 데 허비함으로써 또 방출당한 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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