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신뢰도는 물론 경영에도 상당한 타격 불가피
   
▲ 사진제공=대구은행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DGB금융그룹이 비자금 조성 혐의에 이어 이번엔 채용비리 의혹에 휘말리면서 사면초가에 내몰렸다. 박인규 DBG금융그룹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연이은 비리 의혹에 연루되면서 DGB금융 신뢰도는 물론 경영에도 상당한 타격이 전망된다.

특히 이번 채용비리 의혹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 보였던 박 회장의 사퇴압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 및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직원 채용비리로 구속기소된 이병삼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박 회장이 하반기 민원 처리 전문직원 채용에 자사 출신 직원이 합격할 수 있도록 청탁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전 부원장보는 박 회장의 청탁을 받고 불합격대상인 은행원 A씨의 면접 평가 점수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 회장은 이에 앞서 대구은행 법인카드로 백화점 상품권을 대량으로 구매한 뒤 수수료를 떼고 현금화하는 이른바 ‘상품권깡’을 통해 30억여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두 차례 소환 조사를 받았다.

사정당국이 박 회장을 직접적으로 겨눈 배경을 두고 금융권 안팎에서는 현 정부가 금융개혁을 명분삼아 인적 청산 작업으로 보는 해석을 낳았다. 그동안 금융권에 만연했던 불합리한 관행과 적폐청산이라는 명분 아래 전 정부의 인적 물갈이가 본격화됐다는 것이다.

금융권의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분류돼 온 박 회장은 지난 2014년 취임 후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했다. 박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0년까지다. 그러나 비자금 조성 혐의 등으로 내사가 본격화되는 시점엔 ‘언제고 낙마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들이 난무했다.

무엇보다 지난 8월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된 성세환 BNK금융회장 겸 부산은행장이 새 정권 들어 이미 낙마한 민간은행장에 이름을 올리면서 박 회장의 낙마설에도 무게를 더했다.

여기다 이광구 은행장이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전격 사퇴결정을 내린 것에 비춰보면 박 회장의 이번 채용비리 의혹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 보였던 사퇴압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우리은행의 숙원이던 민영화를 성공시켰다. 지난 2014년 취임해 재임기간에도 뚜렷한 성장세를 견인하는 등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올해 초 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이달 초 전격 사퇴를 결정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초 여직원 성희롱 파문에 이어 비자금 조성 의혹까지 잇단 악재로 DGB금융에 대한 신뢰도에도 금이 간 상태다”며 “이번 금융권의 채용비리 의혹은 정부 당국에서 엄중하게 대응할 방침을 세우고 있어 박 회장에게 미칠 파장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