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KBS 공영노동조합이 지진 소식에도 업무에 복귀하지 않고 '호프 데이'를 개최한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 본부'의 행태에 대해 비판했다.

공영노조는 지난 21일 성명서 통해  "본부노조가 또 일을 냈다"며 "포항지진이 일어났던 그 다음날인 지난 16일 언론노조KBS본부 경남지부가 창원시내에서 호프 데이를 가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기간 방송 종사자로 지진 소식을 들었으면 즉각 업무에 복귀해 방송을 해야 하건만 복귀는커녕 오히려 술장사를 한 셈"이라며 "일부 기관의 공보관 등 공무원들이 들러 술값에다 이른바 투쟁기금을 보탰다는 소식도 들려온다"고 말했다.

공영노조는 "'적폐청산'을 내세우며 의로운 투쟁을 하는 것처럼 선전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안으로는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을 보라"며 과연 누가 이들을 공영방송의 직원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고 비판하려거든 먼저 자신을 되돌아 봐야 한다"면서 "본부노조는 자신들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칼날 같은 잣대를 들이대는 이른바 ‘내로남불’의 행태에 다름 없다"고 꼬집었다.

공영노조는 "민주당의 방송장악 문건대로,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한다는 비난이 곳곳에서 들리는데도, 저들만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며 "누굴 믿고 그러는지 이해가 안 되는 바는 아니지만 기가 찰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사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즉각 진상조사를 실시하라"며 "그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드러나면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언제까지 본부노조에 끌려 다닐 것"이냐며 "이참에 회사의 기강을 바로 세우고 법과 원칙대로 처리하라"고 꼬집었다. 또 "더 이상 국가기간 방송 KBS가 주인 없는 해방구처럼 방치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 본부'가 지난 21일 이원일 KBS 이사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사진=미디어펜


한편 본부노조는 지난 21일 이원일 KBS 이사 사무실 앞에서 '사퇴 시위 촉구' 집회를 열었다. 소수의 노조원이 피켓을 들고 사무실 앞에 서 있던 것을 제외하고 대규모 집회가 벌어진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이날 본부노조는 이 이사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에 대해  "이 이사는 취임 뒤 70여 차례에 걸쳐 2100만원을 법인카드로 사용했다"며 "사용 내역을 보면 전체의 90%가 넘는 68차례의 사용 내역이 모두 법무법인 바른 관련 업무 공간인 서초동 법조타운 부근에 몰려있다"고 주장했다.

이 이사가 소속돼 있는 법무법인 바른 관계자는 "사용지침에 따른 정당한 사용을 했다"며 "클린카드 용도에 맞게 식음료 대금으로만 사용했고 교통비, 유류대금 등으로 사용한 일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공영노조도 해당 농성을 언급하며 "언론노조KBS본부의 이런 해괴한 짓은 이사들의 학교로 직장으로 찾아다니면서 갖은 행패를 부릴 때 이미 예고돼 있었다"며 "사람으로서 하지 못할 짓이라며 온 국민이 혀를 내둘렀지만 그들은 자랑삼아 동영상까지 올렸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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