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체제로 수직적 리더십 틀 견고히 할 듯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연임을 확정지은 가운데 2명의 사장을 두고 있는 KB증권의 ‘투톱 체제’ 개편 여부도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윤경은 사장과 전병조 사장을 포함한 하마평 또한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의 ‘윤종규 연임 체제’가 돛을 올렸다.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경우 윤 회장이 은행장을 겸임했던 체제에서 벗어나 허인 행장을 선임했다. 이제 시선은 나머지 계열사들의 인사에 쏠리고 있다.

   
▲ 지난 1월 10일 오전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KB증권 대표이사 기자간담회에서 윤경은(왼쪽) 대표와 전병조 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KB증권의 경우 조금 독특한 최고경영자(CEO)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합병으로 태어난 역사를 고려해 각 사 출신인 윤경은·전병조 2명의 대표를 두고 있다. 물리적 통합 이후 필요한 화학적 통합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묘수였지만 이들의 임기가 올해로 끝나기 때문에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2인 체제가 이어지리라고 보는 시선은 거의 없다. 1년간의 화학적 결합 과도기를 거친 만큼 이제 다시 1인 CEO 체제로 회귀해서 수직적 리더십의 틀을 견고하게 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적 또한 양호해서 KB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 4조 3384억원, 영업이익 2482억원, 순이익 1320억원을 거뒀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31.50%, 영업이익은 265.87%, 순이익은 83.05% 증가했다.

문제는 CEO를 누구로 삼느냐다. 일단 현직 윤경은 사장과 전병조 사장 2명 중에서 1명이 연임하는 방안이 우선 거론된다. 우수한 실적을 치하하는 의미와 KB증권의 리더십 통합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동시에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직 사장 둘 중 한 사람이 단독 사장이 될 경우 수면 아래에 침잠해 있는 내부 조직 갈등이 부상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현재 KB증권 내 현대증권 출신과 KB투자증권 출신은 연봉 산정이나 진급 시스템 등이 상이한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랫동안 각자만의 사내 문화를 만들어온 두 조직이 결합하면서 생긴 불가피한 문제”라면서 “1~2년 사이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갈등이 불거지지 않도록 하는 게 최선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KB금융에서 사장을 선임하는 방안이 설득력 있게 고려된다. 전귀상 기업투자금융(CIB) 총괄 부사장, 이동철 부사장, 박정림 부사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이유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조직 내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으면서도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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