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기대감 높이고 본사 희생강요할 것, 3자 합작법인 고용안정시켜
파리바게뜨 협력업체 제빵기사들의 본사 직접고용을 둘러싼 갈등은 3자 합작사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자칫 제3자 개입은 또다른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문성현 노사정위원장이 22일 중재의사를 밝힌 취지는 이해한다. 이는 직접 고용을 압박하는 민노총노조원들의 기대감만 높이고, 파라바게뜨본사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문위원장은 전투노조 민노총 출신이다. 친노조적 성향임을 부인할 수 없다. 중재는 중립성과 신뢰감을 전제로 한다. 그가 중재에 나서면 본사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할 수도 있다. 과거 현대자동차 등 개별기업 사업장의 노사분규 때 정부나 시민단체등이 개입해서 협상에 파행을 초래하는 등 부작용을 초래했다.  

파리바게뜨 제빵사들의 신분문제는 가맹점 본사와 가맹점, 협력사 등 3자가 합작사를 설립해야 한다.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고용안정이다. 파리바게뜨는 합작사에 참여하는 제빵사들에겐 임금 13% 인상, 월 8회 휴무등의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본사의 가맹점 품질관리등을 위한 지휘, 감독측면에서도 합작사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 문성현 노사정위원장이 파리바게뜨 제빵사의 본사 직접고용 이슈를 중재할 의향을 밝힌 것은 협상에 되레 암초로 작용할 수 있다. 그동안 노사분규현장에 3자가 개입하면 협상이 파행을 겪었기 때문이다. 제빵사들의 고용안정을 기하고 복리도 증진하려면 본사와 가맹점주 협력업체가 합작사를 설립해 운영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대다수 제빵사들도 본사의 합작법인 설립을 희망하고 있다. 최근 대구지역 제빵사 30여명은 파리바게뜨 본사가 직접 고용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본사가 직접고용할 경우 되레 고용불안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본사직원으로 바뀌면 가맹점주가 비용절감차원에서 직접 빵을 만들겠다고 할 수 있다. 가맹점주 입장에선 본사직원이 자신들을 감독 감시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본사직원으로 신분이 바뀌면 업무량이 증가하고 근로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본사 직접고용을 희망하는 제빵사들은 극히 일부다. 현재는 민노총소속 700여명이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상당수는 노조원들의 권유로 찬성하고 있다고 한다. 민노총과 연계해 가장 적극적인 본사 직원화 투쟁을 주도하는 세력은 100~200여명가량 된다. 전체 제빵사 5378명중 대다수는 본사직고용의 문제점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3자 합작사를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다.

고용부가 혁명정권이 밀어붙이듯이 제빵사 모두를 본사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압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수가 원치 않은 방식을 강행하려는 것은 게도 구럭도 놓칠 뿐이다. 본사입장에선 600억원의 인건비가 추가로 소요된다. 한해 경상이익수준이다.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하는 파리바게뜨의 목을 일시에 조르는 폭력적인 관치행정이다.

제빵사 문제는 본사가 정부를 상대로 집행정지와 직접고용 시정지시 처분 취소 소송 결과와 맞물려 있다. 법원이 집행정지 가처분소송에서 파리바게뜨가 승소하면 적절한 해법을 찾는 여유가 생길 것이다.

직접고용의 부작용을 고려할 때, 3자 합작법인에 대한 제빵사들의 동의가 확산될 것이다. 본사가 패소하면 12월5일까지 전체 제빵사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 고용부가 기한연장을 안해주면 500억원이상의 과태료마저 내야 한다. 정부와 본사간의 소송전은 대법원까지 갈 경우 수년이 소요될 수 있다. 제빵사 갈등은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소송의 장기화와 후유증을 우려해야 한다. 고용부는 무리한 직접고용 관치행정을 중단해야 한다. 본사와 제빵사, 가맹점주들이 최선의 해법을 찾도록 도우미역할을 하면 된다. 노사정위원회의 개별사업장 중재도 신중해야 한다.

착한 의도로 시작한 정책이 되레 갈등과 분쟁을 확산시킨다면 재검토해야 한다. 제빵사 다수가 원하는 해법을 고민해야 한다. 답은 나와있다. 본사직접고용은 해법이 절대 아니다.

문재인정권은 일자리정부를 선언했다. 일자리를 최대의 국정과제로 삼고 있다. 청와대에 일자리상황판을 설치, 운영중이다. 일자리대통령을 자처한 문대통령은 고용부의 무리한 밀어붙이기가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점을 중시했으면 한다. 본사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희생을 강요하고, 제빵사들의 고용불안을 가중시키는 정책은 회군해야 한다. /미디어펜 사설

[미디어펜=편집국]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