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국내 2번째 자율차 기술시연 성공
현대모비스·만도 최신기술 앞다퉈 개발
[미디어펜=최주영 기자]국내 완성차와 부품업계가 최근 잇따라 자율주행차 로드맵을 발표하며 시장 선점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자율주행차 상용화와 기술 보급을 위한 정부의 현실적 지원이나 법 개정 등은 미미한 단계여서 우려의 시각 또한 존재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완성차와 부품업계는 자율주행차 기술 시연 및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 티볼리 에어가 도로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사진=쌍용차 제공


쌍용차는 최근 티볼리 에어 기반의 자율주행차 기술 시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국내 완성차 업계 중에서는 현대차에 이어 두 번째다. 

쌍용차는 지난 20일 국토부가 주최한 자율주행차 기술시연 행사에서 V2X(Vehicle to Everything) 기능을 탑재한 티볼리 에어를 통해 차선 유지·변경, 차 간 거리 및 속도 유지, 돌발 장애물, 기상 악화 등 상황에 대응하며 자율주행을 구현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이번 테스트운행을 성공적으로 마침으로써 자율주행 기술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이번 시연을 계기로 '자율주행차 패러다임'에 맞춰 연구개발 투자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구체적인 투자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정부의 2020년 레벨 3 자율주행자동차 부분 상용화 목표에 발맞춰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과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국내 완성차 최초로 자율주행 기술 시연에 성공했다. 현대차는 고속도로주행지원시스템(HDA)을 비롯한 3단계 자율주행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하고 있으며 완전 자율주행 단계로 알려진 4단계 자율주행 기술을 시연할 수 있는 시험차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1월 CES에서는 아이오닉 일렉트릭 자율주행차의 실 도로 시승을 실시하기도 했다.

부품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와 만도가 자율주행차 기술 선점 경쟁을 펼친다. 현대모비스는 차량을 후진할 때 운전자가 핸들을 잡지 않아도 차가 스스로 방향을 틀어주는 후방주행 지원 기술을 최근 개발했다. 

카메라, 레이더, 초음파 센서 등을 통해 외부환경을 직접 인식하는 일반적 운전자 지원기술(DAS)과 달리 실시간 주행 정보로 주변 환경을 파악하는 것이다. 

현대모비스의 새 기술은 차량에 장착된 기존 센서를 쓰기 때문에 고가의 장비를 따로 달 필요가 없어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가격경쟁력도 가진다.

후방주행 지원 기술 개발 기간은 2년이 채 걸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모비스는 해당 기술의 완성차 상용화 계획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수년 내로 가능해질 가능성도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기술 상용화는 언제부터 이뤄질 지 확정할 수 없다"면서도 "완성차 수주를 끝낸 후 적합성 검사 등을 거친 이후에 탑재될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만도는 올 5월 국토부로부터 시험·연구 목적의 자율주행차 임시운행을 허가받았다. 만도 자율주행차에는 현대차 제네시스 차량으로 자체 개발한 레이더(5개)와 카메라(1개)가 장착됐다. 기존에는 외국산 센서가 달렸지만 순수 국내 센서로 주행이 가능해진 것이다. 만도는 자율주행차에 적합한 제동·조향·현가장치(완충장치) 기술도 함께 개발할 방침이다.

만도는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인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개발도 앞장서고 있다. 만도는 현대자동차의 그랜저IG, EQ900 등에 ADAS를 공급 중이며 향후 제동, 조향, 섀시, 브레이크 등의 제품군과 더불어 ADAS까지 제품별 매출을 다변화한다.

   
▲ 만도의 자율주행차 관련기술을 나타낸 그래픽 /사진=만도 제공


글로벌 자동차·부품업계의 자율주행기술도 이미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 

독일 보쉬는 올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2018년까지 완전 자동주차를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독일의 컨티넨탈은 IBM, BMW 등과 함께 ACC(Adaptive Cruise Control) 등을 개발, 2025년까지 완전 자율주행차를 양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시장조사 업체 내비건트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은 2020년 전체 자동차 시장의 2%인 2000억 달러를 차지한 뒤 2035년까지 1조2000억 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각 업계의 자율주행 관련 기술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만 아직까지 상용화를 논하기는 이르다. 정부는 2020년 자율주행차 조기 상용화와 스마트교통 시스템 구축을 차질없이 준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국내에서는 도로교통법 등 규제로 인해 레벨3 자율주행차를 판매할 수 없다. 

사실상 양산을 목표로 하는 2020년까지 관련법 개정이 이뤄지지 못하면 자율주행차 판매가 불가능한 것이다. 

이에 정부와 산·학·연이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한 기술, 법·제도 마련에 속도를 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의 경우 이제 막 선행개발을 완료한 단계에서 양산을 위한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하기 위한 법적 규제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며 "해외의 경우 레벨3 자율주행차 판매가 이미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국내 또한 상용화를 위한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