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번 오프시즌 들어 유달리 시끌벅쩍한 팀들이 있다.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 등 세 팀이다. 좋은 의미는 아니다.

LG는 리빌딩 가속화에 따른 선수들 정리가 팬들 사이에 논란을 낳고 있다.

LG는 멀어만 보이는 우승을 위해 수 년 전부터 팀 리빌딩 작업에 들어갔고 세대교체를 진행해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단 하루만에 무려 5명에 이르는 1군급 선수가 팀을 떠나게 됐다. 방출과 2차 드래프트에 의해서다.

22일 베테랑 내야수 정성훈에게 방출 통보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어 이날 실시된 2차 드래프트에서 이병규(롯데) 손주인(삼성) 유원상(NC) 백창수(한화)가 타 팀의 지명을 받아 LG 유니폼을 반납하게 됐다.

한 시즌이 끝나면 다음 시즌을 준비하면서 팀 전력을 구상하고, 쓰임새가 떨어진 노장급 선수나 2군에서 성장하지 못하는 선수들을 정리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다. 2차 드래프트의 경우 LG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도 4~1명의 선수를 이적시키게 됐다.

그런데 LG를 향한 시선이 특히 뜨거운 것은 방출 결정을 한 정성훈, 40인 보호선수에 포함시키지 않아 2차 드래프트에서 다른 팀의 지명을 받아 떠나게 된 4명의 면면 때문이다. 이들은 올 시즌에도 1군에서 활약했고 어느 팀에서든 즉시전력감이 될 수 있는 자원이다. 그럼에도 LG는 이들을 내보냈다.

올해까지 감독이었고 새로 단장직을 맡은 양상문 단장이 이런 세대교체를 진두지휘했다. LG 팬들은 인위적인 선수단 정리로 리빌딩을 가속화시키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많이 내놓고 있다.

롯데는 내부 FA 선수 관리 문제로 비판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1년 미국 생활을 접고 국내 유턴한 황재균을 kt에 내줬고, 안방마님 강민호를 삼성에 빼앗겼다. 이번 FA 시장에서 내야수 최대어인 황재균, 그리고 국가대표 포수인 강민호를 단속하지 못한 것이다.

외야수 가운데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또다른 FA 손아섭을 붙잡는 데도 난항을 겪고 있다. 손아섭이 메이저리그 진출 의지를 보이기 때문. 만약 손아섭마저 떠난다면 롯데는 '꼭 잡아야 할 집토끼'를 모두 놓치는 허탈한 상황을 맞이한다.

롯데 팬들이 구단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퍼붓는 것은 이런 내부 FA 단속 실패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FA제도 실시 이후 자체 FA 선수와 계약율이 가장 낮은 팀이 롯데이다. 팬들은 구단의 의지, 협상 태도 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화는 좀 다른 측면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불미스러운 일에 선수들이 잇따라 휘말려 구단 이미지가 추락하고 있는 것.

올 시즌 초반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김원석이 SNS에 부적절한 글을 올린 것이 문제가 돼 방출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 참가하고 있던 내야수 이창열이 대형 쇼핑몰에서 일본인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는 혐의로 현지 경찰에 긴급 체포되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이창열은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본 언론을 통해 경찰 체포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화 구단은 날벼락을 맞은 상태다.

프로야구 경기 일정이 모두 끝나고, 차분히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각종 시상식이 열려 성과를 낸 선수들은 보상을 받고, 부진했던 선수들은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시기다. 또 연봉 협상 등으로 '스토브리그'가 뜨거워질 때이기도 하다. 하지만 LG 롯데 한화는 각자 성격이 다른 일로 인해 팀 안팎이 소란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