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이 배임·횡령 혐의를 받으면서 서울 여의도 본사는 물론 권 회장의 도곡동 자택까지 압수수색을 받았다. 향후 경영권은 이병철 부회장에게로 넘어갈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KTB투자증권의 경영권 교체설이 거의 확정적으로 다뤄지고 있다. 이유는 권 회장의 심각한 ‘일탈’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지난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KTB투자증권 본사와 권 회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 사진=KTB투자증권


권 회장은 이미 특가법상 횡령·배임 및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혐의를 받고 있다. 현행 금융사 지배구조법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을 경우 대주주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 금융당국이 대주주 자격이 없다고 판단된 금융사 최대주주에게 주식 매각 명령을 내리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권 회장은 KTB투자증권의 지분 약 20%를 보유한 대주주다. 그러나 정황상 혐의를 피하기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금융감독원이 이미 지난 3월 KTB투자증권 현장 검사를 통해 권 회장의 2∼3개 혐의를 포착하고 9월 초 검찰에 통보했기 때문이다. 

횡령·배임 이외에도 지난 9월 개인적으로 출자한 수상레저 업체 직원의 ‘업무 보고가 늦었다’는 이유로 무릎을 발로 차는 등 ‘갑질 폭행’을 한 사실이 알려져 큰 논란이 됐다. 여러 가지 악재가 한 번에 겹치면서 권 회장으로서는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수준까지 사태가 악화됐다.

업계는 이 부회장이 향후 KTB투자증권의 경영권을 쥐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이 부회장은 이미 지분 16.39%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KTB금융그룹의 업무 전반을 총괄하고 있는 것도 이 부회장”이라면서 “항공기금융이나 크라우드펀딩 같은 새로운 분야에서도 두각을 드러내 성과를 보여준 상태”라고 말했다.

명분과 실리 측면에서 ‘공’은 이미 이 부회장에게 넘어간 상태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권 회장과 이 부회장 사이에 불거진 ‘경영권 분쟁’ 관련 잡음을 얼마나 부드럽게 수습하고 넘어가느냐다.

두 사람의 갈등은 이미 진작부터 ‘위험수위’에 도달해 있었다는 지적이 많다. 심지어 권 회장의 배임·횡령 등의 혐의가 소상히 드러난 점에 대해서 ‘이 부회장 측이 암암리에 정보제공을 한 게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혐의가 드러나고 권 회장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바로 그 시점에 이 부회장이 회사 지분을 장내매수하면서 논란은 더욱 증폭됐다.

회사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KTB투자증권이 원만한 경영활동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의혹과 논란을 부드럽게 수습하는 게 급선무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병철 체제는 불가피해진 모습”이라면서 “조직 내 분열과 갈등을 수습하고 이미지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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